공약 실천하는 국회의원을 기대한다
공약 실천하는 국회의원을 기대한다
  • 서울타임스
  • 승인 2012.04.14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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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끝났다.

한 때 서울 거리를 누비던 선거의 뒷 자리에는 다시 시민들만 남아 분주한 일상을 반복한다. 수시로 지지를 호소하던 유세차의 확성기 소리도 사라지고 출근길 눈을 마주치려 애썼던 후보들도 자취를 감췄다.

지난 총선에서 서울에만 174명의 후보가 나서 시민들에게 허리를 굽혔다. 이제 이들 가운데 단 48명만 살아남아 국회에 입성한다.

이들 당선자들은 선거기간 동안 수많은 공약을 외쳐왔다.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지역발전과 경제발전을 약속했다. 당선된 이들은 반드시 공약을 실천하겠다는 말을 공약처럼 남기고 사라졌다. 앞으로 그들은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의사당으로 이어지는 지하통로를 오가며 ‘의정활동’에 나서게 된다.

국회에 이러한 지하통로가 있다는 사실은 서울시민 대부분이 알지 못한다. 원내에 입성한 국회의원들은 서울시민들도 모르는 지하통로를 오가며 한 때 표를 구걸했던 유권자와의 거리를 넓힐 수도 있다.

그들을 뽑은 유권자들도 바쁜 일상에 치어, 혹은 그러려니 하는 생각에 자신이 뽑은 국회의원을 기억하지않는다. 그들이 후보 시절 절절히 외쳤던 공약도 알마 안가 잊게 된다. 그런 무관심속에 국회는 회를 거듭하며 자신들만의 리그를 벌여왔다. 4년 후 국회의원과 국회의원을 희망하는 정치인들은 또다시 서울시내 곳곳을 누비며 시민들과 눈을 맞추려 할 것이다. 시민들은 한 달 정도 지나면 또다시 그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것을 알면서도 내미는 손을 뿌리치지 못한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면서 이번 총선의 서울 투표율은 55.5%에 머물렀다. 10명 중 절반 정도만 투표에 나섰다는 얘기다. 투표율 낮은 선거는, 대의민주주의의 뿌리를 흔들게 된다. 일부 계층의 일부 선택에 따라 시민을 대표하고 국민을 대표하는 헌법기관을 만든다는 것은 무책임하게 자신의 권리를 양도하는 일과 같다.

또 후보자 시절 줄줄이 나열했던 공약의 실천 여부를 꼼꼼히 따져보지 않는 것도 주객이 전도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일을 하겠노라고 구구절절 약속하던 일꾼이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주인의 윗자리에 군림하는 일이 벌어진다.

이번 총선을 통해 시민들이 ‘뽑은’ 국회의원들이 약속대로 제 역할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그들의 공약을 다시 꺼내 머리맡에 두고 앞으로 4년간 실천 여부를 꼼꼼히 검증해야 한다. 그런 시민의 노력을 통해 총선의 의미가, 민주주의가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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