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솥에서 40년 고아낸 설렁탕 ‘중림장’
한 솥에서 40년 고아낸 설렁탕 ‘중림장’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2.04.14 0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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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륜 전하는 짙은 냄새, 아는 사람만 찾는 전문식당
▲ 중림장.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중적인 음식을 꼽는다면 설렁탕을 빼놓을 수 없다. 소고기와 사골, 내장 등을 푹 달이다시피 끓여낸 탕 국물에는 짙은 육향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런 진한 국물은 그러나 국물을 제대로 내는 식당에서나 맛볼 수 있다. 지난 1972년 문을 연 뒤 좁은 골목길 안쪽의 옹색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중림장’은 그런 ‘제대로 된 국물’을 내는 집이다.

워낙 후미진 골목에 있어 아직도 아는 사람만 아는 설렁탕 전문식당이기도 하다. 그만큼 뜨내기 손님보다는 골수 마니아층이 즐겨 찾고 있다. 초라해 보이는 식당 문을 열자마자 먼저 반기는 건 꼬릿한 냄새다.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야 질겁을 하겠지만 나이 든 장년층은 냄새만으로도 “이 집 설렁탕 제대로 하겠다”는 안도감을 가질만 하다.

이런 냄새는 오랜 세월동안 한 솥에서 탕 국물을 우려낸 식당에서나 맡을 수 있다. 실제로 이 식당의 설렁탕은 인공 첨가물을 전혀 쓰지 않고도 진득하면서 담백한 맛을 낸다. 설렁탕으로 수많은 체인을 거느린 대형 식당들과 견주어도 전혀 꿀리지 않는 솜씨다. 가격은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요즘도 설렁탕 한 그릇에 6000원, 고기를 듬뿍 넣어주는 ‘특’은 8000원이다.

웬만한 식당의 보통 가격으로 ‘특’을 맛볼 수 있다는 얘기다. 또 테이블마다 그 때 그 때 보충해주는 싱싱한 대파도 미각을 살리고 고기를 찍어 먹는 장도 깔끔한 맛을 더한다. 도가니탕도 아직까지 8000원을 고수하고 있어 적은 부담에 쫀득한 콜라겐 덩어리를 즐길 수 있다.

안주로 내는 수육과 도가니수육도 각각 2만 원. 점심 한 끼 해결하러 들렀다가 냄새에 먼저 반하고 탕에 든 고기 맛에 입맛 다시다보면 어느새 수육 한 접시에 소주 한 잔을 따르게 된다. 예정에 없던 낮술에 취하게 되는 셈이다.

■ 연락처: 02-392-7743
■ 위 치: 서울시 중구 중림동 468
■ 가는길: 지하철 2호선 충정로역 4번 출구, 한국경제 옆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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