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 Map으로 읽는 우리나라 가족구성과 행복의 조건
GIS Map으로 읽는 우리나라 가족구성과 행복의 조건
  • 송규봉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2.04.27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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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행복한 삶… 행복한 성취주의자 만들기

다섯 장의 황금티켓

벌써 세 번째다. 우리집 꼬마 아이의 손에 이끌려 [찰리와 초콜릿 공장 2005]을 보러 도서관 DVD실에 갔다. 이 영화는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묻는다.

윌리웡카는 전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초콜릿 공장을 가진 부자다. 그는 어린 나이에 가출해 전세계 초콜릿을 탐방하며 배운 실력으로 초콜릿, 캔디, 껌을 만들어 제과업계의 최고의 자리에 오른다. 마을 사람들은 그 공장에서 일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공장에 다니는 사람들이 제조비법을 빼돌려 다른 회사에게 판다.
거리에는 복제 브랜드가 판을 친다. 이에 화가 난 윌리웡카는 모든 노동자를 내보내고 공장문을 닫아 버린다. 

그리고는 문 밖 출입도 하지 않은 채 일반 사람들이 아닌 밀림의 키 작은 원주민 움파룸파스를 고용해 별도의 생산라인을 가동한다. 초콜릿은 만들어져 전세계로 배달되지만 트럭만 공장을 오갈 뿐 인적은 보이지 않는다.

세상, 더 정확히는 탐욕적인 인간들과 담을 쌓고 제품으로만 세상과 소통하는 것이다. 윌리웡카의 거대한 초콜릿 공장 맞은편에 쓰러져가는 가난한 집이 화면에 담긴다. 작은 침대에 아빠의 부모, 엄마의 부모 모두 4명의 노인이 함께 생활하고 젊은 부부에게는 ‘찰리’라는 아들이 있다. 치약공장에 다니는 아빠의 벌이는 시원치 않다.오늘 저녁 메뉴도 양배추 수프가 전부다. 천정은 구멍이 뚫렸고 집은 한쪽으로 기울어져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다.

인적 끊긴 거대한 초콜릿 공장에 혼자 사는 거부와 쓰러져가는 남루한 집에 7명의 살림살이가 대비된다.
사람에 대해 절망한 큰 부자는 후계자를 찾고 있다.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고 친지나 가족과 연을 끊은 지 오래다. 윌리웡카는 수 천 만 개의 초콜릿에 다섯 장의 황금티켓을 숨겨 5명의 어린이를 초대하기로 결정한다. 어떤 아이를 후계자로 선택할지는 하루 동안의 공장견학 과정에서 정해질 것이다.

다섯 가지의 행복

제일 먼저 독일의 소시지 가게의 남자아이 ‘아우구스트투스’가 당첨되었다. 비만을 상징한다. 엄마, 아빠, 아들까지 과체중이다. 언론사 취재 중에도 입은 연신 초콜릿을 먹고 있다. 입주변은 온통 초콜릿으로 범벅이다.

두 번째 당첨자는 영국의 버킹검에 사는 최상류층의 여자아이 ‘버루카’다. 집에서도 작은 황제로 군림한다. ‘아빠 황금티켓 가져와’라고 명령한다. 딸의 호령에 꼼짝 못하는 아빠는 거대한 땅콩가공업 회사 사장이다. 공장 전체 작업대는 수만 개의 윌리웡카 초콜릿 박스로 가득하다. 이제 노동자들은 초콜릿 박스를 열고 포장지를 뜯어 ‘황금티켓’을 찾아야 한다. 10만 개쯤 포장지를 뜯어 ‘황금 티겟’을 거머쥐게 되었다. 압도적인 부의 위력을 상징한다.

세 번째 미국의 체조선수 여자아이‘바이올렛’은 ‘승부욕’을 대변한다. 지금까지 모두 200개의 트로피를 땄다. 질겅질겅 껌을 3개월씩 씹고 있는 이유도 세계기록을 깨기 위한 것이다. 그 옆에 선 엄마 또한 동일한 체육복 의상을 입고 ‘나 또한 어렸을 때, 이 아이처럼 각종 대회를 휩쓸었죠’ 자신만만하고 도도하다.

네 번째 남자아이도 미국에서 선정되었다. 취재진이 몰려 와 있지만 컴퓨터 게임 중이다. 이 어린이는 컴퓨터 도사로서 윌리웡카 회사의 서버를 해킹해서 다섯 장의 ‘황금티켓’이 어느 가게에 있는지 제품번호가 몇 번인지 정확한 정보를 사전에 빼돌렸다.

찰리는 일년에 한 번 생일에만 윌리웡카 초콜릿을 선물로 받았다. 할아버지가 내준 비상금으로 초콜릿을 샀다. 떨리는 마음으로 초콜릿 포장지를 뜯었지만 ‘꽝’이다. 얼굴에는 실망스런 표정이 역력하다. 초콜릿은 들고 자기 방으로 올라가 혼자 먹어도 될 법한데, 기어이 한 조각 한 조각 가족들에게 모두 나눈다. 가난하지만 가장 따뜻한 심성을 대변한다.

아버지의 사랑법

탐욕스런 비만아, 버르장머리 없는 소공녀, 승부욕에 불타는 자아도취형, 똑똑하지만 영악스런 어린이까지 모두 탈락하고 만다. ‘난 처음부터 네가 제일 착한 줄 알고 있었어’ 쓰러져가는 가난한 집 아이가 최종승자로 선정되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윌리웡카’의 후계자는 거대한 공장에 혼자 살아야 한다.막대한 부를 누리며 전세계 최고의 제과회사를 가질 수 있지만, 혼자만 따로 살아야 한다.

아이의 결정은 주저 없이 단호하다. ‘난 그런 후계자 싫어요. 우리 가족들과 함께 살지 않을 거라면 공장을 물려받지 않을 거예요.’ 윌리웡카는 당황스럽다. ‘아니, 이 어마어마한 재산을 거부하다니.’ 주인공 어린이는 거리의 구두닦이로 일한다. 어느날 윌리웡카가 신문으로 얼굴을 가리고 주인공 소년과 대화를 시도한다.

넌 행복이 뭐라고 생각하니?

가족들과 함께 있는 거요.
윌리웡카 당신은 가족이 없나요?
그는 회상에 잠긴다. 고향에서 가장 유명한 치과의사였던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이 초콜릿이나 캔디를 먹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사탕과 초콜릿은 충치의 원흉이며 비염을 일으키는 ‘타도 대상’이었던 것이다.‘전 세계최고의 초콜릿 전문가가 될 거예요. 그러기 위해서 전세계 초콜릿 공장을 견학 다닐 거에요.’ 아버지는 단호하게 의절하라고 통보한다. 윌리웡카가 가출해서 다시는 집에 돌아가지 않은 배경이다. 윌리웡카에게 아버지는 거대한 벽이고 상실의 세계이다.

해피앤딩 동화다.

‘그건 아버지가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이에요.’ 찰리가 말해준다. ‘그렇게 무서우면 제가 같이 가드릴까요?’ 찰리가 손을 내민다. 가출 이후 처음으로 돌아간 아버지의 치과의원은 그대로다. 진료대에 누워 입을 벌리고 치아를 들여다보자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인 것을 알아챈다.

아버지의 진료실은 온통 윌리웡카의 신문기사로 도배가 되다시피 했다. 아버지의 마음이 벽 전체에 가득한 것이다. 주인공 찰리는 ‘윌리웡카’의 후계자가 되어 지금은 초콜릿 공장에 산다. 혼자가 아니다. 모든 가족들 그리고 윌리웡카랑 함께 살고 있다.

모든 아이들의 삶이 해피앤딩으로 끝나는 세상은 동화 속에만 가능할 것인가?

전국 24개 초등학교 4~6년 어린이 1496명을 대상으로 행복 정도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행복하다고 답한 아이는 절반도 아닌 48%였고 고학년으로 갈수록 자신이 불행하다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2010년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15~19세 청소년 중 ‘지난 1년 동안 한 번이라도 자살을 생각했다’라는 항목에 10.4%가 ‘그렇다’고 대답했다.그중 51%의 학생이 자살 이유로 성적 및 진학문제를 꼽았다.

5월은 어린이달, 우리들 세상?

가정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응답한 비율도 44.7%였다.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아이 2명 중 1명은 집에 들어가기 싫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3명 중 2명은 학교에 가기 싫어한다. 핀란드 학생들은 공부를 즐기면서 한다. 핀란드 교육은 모르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다. 아이가 어떠한 것을 모르면 그것을 알려 주기 위해 끊임없이 가르친다. 학생의 입장에서 보면 내가 잘 모르고 궁금해 하던 지식을 깨닫는 과정이므로 즐거울 수밖에 없다. 또한 그 과정에서 스스로 성장하는 즐거움도 맛본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70% 이상이 ‘공부가 지겹다’라고 답했다. 반면 핀란드 학생들은 70% 이상이 ‘공부가 재미있다’라고 답했다. ‘세계학력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핀란드 교육 관계자에게 기자들이 2위를 한 한국과 핀란드의 교육시스템에 대해 질문을 했다. “한국은 부러운 나라가 아니다. 과도한 경쟁시스템 때문에 학업성정은 우수하지만 아이들이 행복해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런 시스템에 관심이 없다.”

행복한 성장의 조건

하버드대학교에서 행복학을 강의하는 탈 벤 샤하르는 행복을 대하는 네 가지 유형을 제시했다.
1)현재의 행복을 저당잡힌 성취주의자이다. 이들은 미래의 행복을 담보로 성취욕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이다. 2)현재의 쾌락만을 중시하는 쾌락주의자이다. 이들은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현재의 본능적인 쾌락만을 탐닉하며 인생을 허비하는 사람들이다. 3)스스로 행복해지기를 포기한 허무주의자이다. 이들은 자신이 정한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후 실패에 허우적거리다 현재의 행복과 미래의 행복 모두 포기한 사람들이다.
4)현재와 미래가 모두 행복한 행복주의자, 즉 행복한 성취주의자이다. 이들은 미래의 행복을 위해 자신이 세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어린이를 ‘행복한 성취주의자’로 키우려면 현재의 즐거움(작은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이를 이루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우리는 유년시절부터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고통은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이것만 하면’, ‘조금만 더 참으면’ 하면서 현재의 위기와 고통을 감내하는 것도 언젠가 찾아올 행복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언젠가 찾아온다던 그 행복을 만난 사람은 많지 않다.늘 꿈만 꾸며 살다가 결국 ‘인생이 다 그렇지 뭐’ 하며 현실과 타협해 버렸다.

<행복한 성장의 조건>에서 행복은 질적 성격에 따라 세 가지로 소개되고 있다.
첫째는 쾌락적 행복이다. 식욕, 갈증, 성욕, 술, 진통제, 마약 등등에 의존하여 느끼는 즐거움이 여기에 해당된다. 순식간에 생겨났다가 순식간에 사라진다. 둘째는 만족적 행복이다. 이 행복은 쾌락 중추의 원초적 감정으로서의 즐거움이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통해서 얻는 즐거움이다. 셋째는 진정한 행복이다. 이 행복은 만족적 행복에 머물지 않고, 사회나 인류가 보편적으로 추구하는 미덕과 가치를 자기의 삶 속에서 실현하여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행복을 스스로 결정하게 하자

로체스터대학교의 에드워드 디치와 리처드 라이언은 <자기결정성 이론>을 통해 ‘사람에게 자율성은 가장 기본적인 욕구이고 그 자율성이 충족되었을 때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느낀다.‘고 주장했다.
또한 캐넌 셸던과 앤드루 엘리엇은 “자신이 원하는 스스로 설정한 목표를 추구할 때 즐거움을 느낀다.”고 했다.

문제는 자녀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을 때 부모가 불만을 표출한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자녀는 자책감에 시달리거나 부모와 갈등한다. 이와는 반대로 기대 수준이 현실적이거나 오히려 낮추는 부모가 있다. 이러한 부모는 결과가 기대 수준보다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자녀에게 늘 긍정적인 말을 한다.

새뮤얼 스마일스는 1858년에 교육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아이들이 인생의 행복이 타인의 도움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노력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어야 한다. 또한 노력하지 않아도 모든 욕망이 충족되는 것은 아무런 희망이나 도전 없이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고, 이것처럼 큰 저주는 없다.”

컴퓨터 게임이나 텔레비전 시청 같은 것도 몰입의 대상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경험에는 특별한 도전도 없고 의욕을 고무시키지도 못한다. 그 행위에는 뚜렷한 목적의식이 없기 때문이다. 칙센트 미하이는 이러한 몰입을 ‘질 낮은 몰입’ 또는 ‘거짓 몰입’이라고 했다. 행복은 ‘진정한 몰입’ 후에 찾아오며, 진정한 몰입이란 자신의 꿈과 목표로 나아가는 ‘자아실현형 몰입’을 말한다.사람들이 몰입의 상태에 빠지는 것은 일이나 놀이 등 모든 분야에서 경험할 수 있지만 대개 자발적이라고 인식할 때 생겨난다. 몰입의 상태로 들어가려면, 첫째 목표와 목적의식이 명확해야 한다. 둘째, 일이나 과제의 난이도가 적절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결과에 대한 피드백이 빨라야 한다.

행복터득

신경과학자 대니얼 레비틴은 “작곡가, 야구선수, 소설가, 피아니스트, 체스 플레이어, 심지어는 범죄전문가까지 1만 시간 연습해야 최고가 될 수 있다. 1만 시간은 대략 하루 3시간, 일주일에 20시간을 기준으로 했을 때 10년 이라는 기간 동안 연습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연구에 따르면 성장기 아이에게 억지로 과도한 학습을 시키면, 성과는커녕 스트레스만 불러일으킨다고 한다. 그 이유는 뇌가 공부를 억지로 해야 하는 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자기결정력이 높은 사람은 자신이 목표를 세우기 때문에 그 목표를 이룰 경우 성취감을 느끼지만, 자기결정력이 낮은 아이는 타인이 만들어준 목표이기 때문에 목표를 이루었다 해도 성취감보다는 허탈감을 느낀다. 그 이유는 자신의 내부에 있는 목표와 상이한 목표를 이루었을 때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 사이에서 갈등하기 때문이다.따라서 자기결정력이 높은 아이일수록 삶을 대하는 태도가 긍정적이며 더 많은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교육학자 문용린 박사의 저서 <행복한 성장의 조건>은 여러 대목에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행복한 아이로 성장하기 위한 가정마다의 방법을 찾아볼 시간이다. 같은 저서의 한 귀퉁이에서 이런 시 같은 이야기를 오려 붙여 본다.

“건물은 높아졌지만 인격은 더 작아졌다. 고속도로는 넓어졌지만 시야는 더 좁아졌다. 소비는 많아졌지만 더 가난해졌고, 더 물건을 많이 사지만 기쁨은 줄어들었다. 집은 커졌지만 가족은 더 적어졌다. 더 편리해졌지만 시간은 더 없다. 학력은 높아졌지만 상식은 부족하고, 지식은 많아졌지만 판단력은 모자란다. 전문가들은 늘어났지만 문제는 더 많아졌고, 약은 많아졌지만 건강은 더 나빠졌다. 너무 분별없이 소비하고 너무 적게 웃고, 너무 빨리 운전하고, 너무 성급히 화를 낸다. (중략)

더 빨라진 고속철도, 더 편리한 일회용 기저귀, 더 많은 광고 전단 그리고 더 줄어든 양심, 쾌락을 느끼게 하는 더 많은 약들, 그리고 더 느끼기 어려워진 행복.”

-호주 콴타스항공 CEO 제프딕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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