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자연의 숭고미를 재현한 ‘엘리아슨’
인공자연의 숭고미를 재현한 ‘엘리아슨’
  • 정민희의 마음으로 미술읽기 <30>
  • 승인 2012.05.06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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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자연현상을 실내 전시장으로 끌어들여"

북유럽은 피요르드의 특수한 지형과 화산, 백야, 오로라 등의 대자연의 정취가 살아있는 곳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란 예술가의 작품은 분명 자본주의 미술시장에서 생산되는 예술작품과는 동기부터 다를 것이다. 코펜하겐에서 태어나 덴마크와 아이슬란드에서 성장해서 북유럽의 신비로운 자연풍광을 미술작업의 영감으로 삼아온 세계적인 미술가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45)이 있다.

그는 지난 20년간 과학과 미술을 융합한 독특한 예술언어를 사용해 왔다. 빛과 유리, 거울, 조명, 물, 안개, 이끼와 같은 인공적 재료와 자연적 재료가 모두 도구가 된다.

엘리아슨이 구축하는 예술세계는 거대한 자연현상을 실내 전시장으로 끌어들인다. 작가는 관람객과의 상호작용을 위해 날씨, 빛 등을 주된 소재로 삼는다. 인간의 지각능력과 물리적 법칙의 교감을 이끌어내 ‘연극성’에 기반을 둔 유토피아적 세계를 연출한다.

2003년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의 ’날씨 프로젝트(The Weather Project)‘는 엘리아슨의 대표적인 설치작품이다. 층고 35미터의 오픈된 터빈(Turbine)홀 상부에 20여 개의 전구로 강렬한 빛의 초대형 인공태양을 설치했다. 관람객은 미술관 바닥에 누워 마치 일광욕을 하듯 작품과 소통할 수 있다.

또한 2008년 뉴욕 브루클린 다리 아래 거대한 ‘폭포 프로젝트’를 설치했고 1998년에는 여러 도시의 강물에 독성이 없는 초록 염료를 풀었다. 2011년 덴마크 오르후스(Aarhus) ARoS 미술관에는 ‘당신의 무지개 파노라마(Your rainbow panorama)’라는 거대한 유리전망대를 설치함으로써 무지갯빛의 파노라마를 느낄 수 있는 경이로움을 연출했다.

이처럼 엘리아슨은 빛과 색채의 지각적 인식에 의문을 던지며 여러 분야별 전문가와 협업으로 현대미술의 독창적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최근 건축과 디자인에 현대미술이 함께 공간을 융합하면서 더욱 스펙터클한 시각효과를 내는 것이다.

그의 작품은 사진 이미지나 글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직접 전시 공간을 찾아 작품을 볼 때 지각적 인식이 살아나는 엘리아슨은 이 시대의 대표작가로 부르기에 충분하다.

그는 제51회 베니스 비엔날레(2005)를 비롯해 뉴욕 현대미술관(MoMA) 개인전(2008) 외에도 다수의 국제 비엔날레에서 그의 역량을 보여줬다.

최근에는 손바닥만 한 전기태양열 랜턴을 전기가 없는 아프리카 빈민가에 설치하는 ‘리틀 선 프로젝트’에 매진함으로써 사회공헌에 이바지 하는 미술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 <올라퍼 엘리아슨 Your Uncertain Shadow>展 ~5월 31일 PKM갤러리 (02-515-9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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