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민주당)의 6·9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권을 쥐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9일 현재 이해찬 상임고문과 김한길(광진갑)·우상호(서대문갑) 19대 총선 당선자의 당 대표 출마가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각각 친노(친 노무현)와 비노, 486 그룹 등의 계파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당내 역학관계에 따라 판세가 결정될 전망이다. 또 새누리당의 이달 15일 전당대회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른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18대 대통령 선거를 불과 6개월 앞두고 치르는 전당대회인만큼, 당내 대권주자들의 행보와도 밀접할 수밖에 없다.
이해찬, ‘이-박 역할분담론’
부담현재로서는 5·4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박지원 원내대표 당선자와 손잡은 이 상임고문이 한 발짝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박 역할분담’에 대한 비토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이-박 역할분담’ 설은 최근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적 민주주의 외면과 연결되면서 비판적 시각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또 4·11 총선을 거치면서 친노의 좌장으로 자리를 굳힌 이 상임고문에 대한 비노 그룹의 견제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이 상임고문이 집단 지도체제보다 당 대표 권한을 강화하는 단일 지도체제가 유리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당의 역동성을 가라앉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밖에 4·11 총선에서 친노가 공천 주도권을 잡으면서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에 패했다는 책임론 또한 이 상임대표에게는 부담이 되고 있다.
탈 계파 전략가 김한길 부상
4·11 총선에서 뒤늦게 광진갑 공천을 받고 원내로 복귀하는 김한길 당선자는 당내에서 강력한 출마요청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당선자는 계파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으나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이해찬-박지원 라인에 대해 “구태정치이자 패권적 발상”이라고 선을 분명한 그었다.
이 상임고문이 당 대표로 출마할 경우 충분히 대항마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김 당선자 측은 출마 여부를 결정짓지 않았으나 이미 ‘친노-이해찬 대 비노-김한길’ 구도가 만들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당선자는 지난 2002년 대선과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창당 당시 밑그림을 완성한 전략가로서 12월 대선에서도 정권탈환의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김 당선자는 아직 당 대표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당내 쇄신요구 우상호 당선자
김 당선자와 달리 우상호 당선자는 벌써 여의도에 전당대회 캠프를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 당선자는 총선 이후 당 안팎에서 ‘쇄신’ 요구가 커지고 있는 만큼 486 그룹의 개혁적인 비전을 제시, 쇄신파의 표심을 모은다는 방침이다.
우 당선자는 먼저 정당기능 혁신과 지구당의 공공성 회복 등을 골자로 하는 당 개혁안과 정책구상을 내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우 당선자 캠프는 당 내부 분위기는 이해찬 상임고문과 김한길 당선자보다 젊은 당 대표 쪽으로 기울 것으로 점치고 있다. 특히 우 당선자 측은 지난 1·15 전대에서 이인영 당선자가 대의원 투표에서 2위를 한만큼 486 그룹의 조직이 어느정도 틀을 갖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486 그룹에 대한 당내 비판세력을 어떻게 뛰어넘느냐가 우 당선자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