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직장인 최광섭(45·송파구 마천동) 씨는 최근 밤늦게 택시를 탔다가 불쾌한 일을 겪었다. 집 앞에 도착해 신용카드로 택시비를 내려 했으나 카드결제기가 없어 안 된다는 기사의 말에 결국 ATM기가 설치된 인근 24시간 편의점까지 가야 했다. 최씨는 “아직 카드결제기를 설치하지 않았다면 승차할 때 얘기해줘야 하지 않냐”며 “대부분의 택시가 카드로 요금을 받는데 몇몇 개인택시가 이를 외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의 일부 개인택시는 카드사에 내야할 수수료를 피하기 위해 카드결제기를 설치하지 않고 있다.하지만 오는 6월 말까지 이러한 택시는 서울시내에서 사라질 전망이다. 서울시가 택시요금 카드결제기 설치를 의무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카드결제기 설치 의무화는 시민 편의를 위해서라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4월 현재 택시요금 카드결제율이 48.5%에 육박하는 등 카드를 이용하는 시민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 택시의 카드결제기 장착률은 98.1%로 장착하지 않은 택시는 1384대에 불과하다.

이를 따르지 않는 택시법인이나 개인택시는 120만 원 또는 사업일부정지 20일 등 과징금 부과나 행정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카드결제기를 무료로 장착해주고 올해 1월부터는 소액요금 카드결제 수수료를 지원하고 있다.
카드결제기 장착에 소요되는 비용 15만 원(가입비 10만 원·유지보수충당금 2만 원·장착비 3만 원)은 (주)한국스마트카드사가 지원하고 서울시는 6천 원 이하 소액결제 카드 수수료를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는 앞으로 신규 도입 차량에는 요금미터기를 설치할 때에 카드결제기를 함께 설치하도록 해 장착이 누락되는 경우가 없도록 할 방침이다.
천정욱 서울시 택시물류과장은 “앞으로 카드결제기가 없는 택시를 타 당황하시는 경우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택시서비스 전반에서 불편을 겪는 일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서비스와 시스템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