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날’, 서울 황혼이혼 10년 새 50% 늘어
‘부부의 날’, 서울 황혼이혼 10년 새 50% 늘어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2.05.2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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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수명 늘고 가부장 질서 ‘와르르’, 여성초혼도 30세 돌파
▲서울 시민의 부부생활 현황에 따르면 지난 10년 사이 50대 이상 연령층의 이혼률이 크게 늘어 눈길을 끌었다. [사진=뉴시스]

경제생활 패턴의 변화와 가부장제를 중심으로 한 가족 질서가 약화되면서 50대 이상의 ‘황혼 이혼’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반면 결혼 후 4년 이하 신혼 이혼률은 낮아져 2010년부터 황혼 이혼률이 더 높아지는 등 대조를 보였다. 서울시는 ‘부부의 날’을 하루 앞둔 20일 서울서베이와 통계청의 혼인·이혼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서울부부 자화상>을 발표했다.

서울 부부의 연령별 이혼은 30~40대의 경우 2003년 1만1846건에서 2011년 7478건으로 크게 줄었으나 50세 이상 이혼은 4777건에서 7169건으로 50% 이상 늘었다.

이러한 황혼 이혼 증가에 대해 박영섭 서울시 정보화기획담당관은 “기대수명이 늘고, 부부간 동등한 재산권이 보장되는 등 남녀의 지위가 같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또 가부장적 문화와 이혼에 대한 인식 변화도 황혼 이혼 증가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기혼자 가운데 50세 이상이 20~30대보다 배우자에 대한 친밀도 떨어진다는 조사결과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2011년 ‘부부가 생활방식에서 공통된 가치관을 갖고 있다’에 20~30대는 50.8%로 응답, 50세이상(40.1%)보다 10.7%p 높았다.

‘배우자에게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을 솔직히 표현할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20~30대가 59.0%로 50세이상(45.8%)보다 13.2%p 높았다.

이밖에 연령이 많은 부부일수록 가사분담률이 떨어져 여성의 불만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가사노동을 주부가 전적으로 책임진다’에 20~30대 부부의 18.3%가 그렇다고 응답한 반면, 50세이상 부부는 41.2%가 그렇다고 응답, 젊은 부부보다 2배 이상 많았다.

한편 서울 부부의 초혼연령은 지난해부터 여성도 30세 이상으로 진입하는 등 평균결혼연령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서울 여성의 평균초혼연령은 1991년 25.6세에서 2011년 30.0세로 20년만에 4.4세 증가했다. 남성은 같은 기간 28.4세에서 32.3세로 3.9세 늘었다.

이런 가운데 아내의 나이가 남편보다 많은 연상연하 커플도 꾸준히 늘고 있다. 초혼부부 중 남성 연상 부부 구성비는 1991년 81.6%에서 2011년 69.2%로 감소한 반면, 여성 연상은 같은 기간 9.1%에서 14.9%로 증가했고 동갑은 9.4%에서 16.0%로 증가했다.

초혼연령이 많아지고 연상연하 커플이 늘어나는 이유는 학력이 높아져 경제활동참가 진입 시점이 늦어지는데다 경기상황·취업상태에 따른 청년층의 경제력 및 결혼에 대한 인식변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30~44세 미혼인구는 1990년 17만5000명에서 2010년 76만6000명으로 20년 동안 338%(59만1000명) 늘었다.

또 서울 30~44세 미혼의 개인적인 고민으로는 결혼문제가 29.4%로 가장 높았으며, 경제관련 문제가 25.4%로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이성·우정문제(8.7%), 건강(6.8%), 자기개발(6.5%), 진로선택(6.2%), 가족간 문제(4.5%), 기타(12.5%) 순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주관적으로 느끼는 가정생활 행복정도가 10점 만점에 7점 이상은 된다에 30~44세 기혼자는 76.5%, 미혼자는 58.5%가 응답하는 등 기혼의 가정생활행복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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