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마지막 육성 "나는 봉화산 같은 존재"
노무현 마지막 육성 "나는 봉화산 같은 존재"
  • [뉴시스]
  • 승인 2012.05.2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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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재단, 21일 특집 팟캐스트에서 육성 공개
▲19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3주기 추모문화제에서 노 전 대통령 캐릭터 가면과 밀집모자에 노란 바람개비를 단 시민들이 추모 영상을 바라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육성이 21일 서거 3주기를 맞아 노무현재단이 제작한 특집 팟캐스트 '노무현의 사람사는 세상'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20일 노무현재단에 따르면 이날 공개되는 노 대통령 육성은 서거 직전까지 봉하에서 참모들과 함께 진행한 진보주의 연구모임 회의내용 중 일부다.

서거 나흘 전인 2009년 5월19일 마지막 회의와 '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한다'는 글을 홈페이지에 올렸던 같은해 4월22일 연구회의 내용이 공개된다. 마지막 회의는 사실상 회의라기보다 연구모임을 해산하는 자리였다고 노무현재단은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연구가 잘 돼야 자네들하고 만나면서 그나마 이 작은 끈이라도 이어가지. 안 그러면 이 적막강산에 쓸쓸해서 무슨 낙이 있겠는가"라고 심경을 토로한다.

또 끝까지 참모들의 삶을 걱정하고 '깨어있는 시민의 역할'을 강조한다. 노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자네는 앞으로 먹고 살 길이 있는가"라고 말한다.

이어 "시민이 중심추"라면서 "시민의 역할은 더 좋은 놈(정치인)을 선택하는 것이고, 덜 나쁜 놈(정치인)을 선택하는 것이다.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사람에 대한 도덕성이나 신뢰나 다 있지만, 그가 무슨 정책을 가지고 있느냐"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이) 선택의 기준, 정책의 판단 자료를 모아 시민들 사이에 선택 기준을 세우는 마당으로 갈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한다.

4월 22일 회의를 마치고 노 대통령은 '홈페이지를 닫아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지지자들에게 자신을 버리라'고 한다. 그리고 4월 30일 검찰에 출석했다. 당시 회의에서 노 대통령은 검찰 수사에 대한 참담한 심경, 삶을 초월한 것 같은 고독한 심경을 내비치고 있다고 노무현 재단은 전했다.

노 대통령은 "각을 세우고 싸우고 지지고 볶고 하는 곳에서 해방되는구나 하고 돌아왔는데…새로운 삶의 목표를 가지고 돌아왔는데…내가 돌아온 것은 여기(봉하)를 떠나기 전의 삶보다 더 고달픈 삶으로 돌아왔다"고 말한다.

또 당시 철저히 고립된 심경을 "나는 봉화산 같은 존재야. 산맥이 없어. 봉화산은 큰 산맥으로 연결돼 있지 않은, 딱 홀로 서 있는 돌출된 산"이라고 언급한다. 한편 특집 팟캐스트는 본 방송 공개전인 20일부터 '미리듣기' 방송을 들을 수 있다.

특집 팟캐스트는 나꼼수 스튜디오 벙커1에서 녹음됐으며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가 공동사회를 봤다. 김경수 봉하사업본부장과 '나는 개새끼입니다' 저자이자 '노무현 카피라이터'로 유명한 정철씨가 이야기 손님으로 참여했다.

양정철 전 비서관과 김경수 본부장은 노 대통령과 진보주의 연구모임을 함께 하며 지근거리에서 마지막까지 보좌했던 핵심 참모다.

방송을 들으려면 아이튠즈(애플사의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이트)에서 키워드 '노무현'으로 검색하거나 '노무현의 사람사는 세상'을 클릭하면 된다. 아이블러그에 개설된 노무현재단 채널을 이용해도 된다.

앞서 노무현재단은 19일 오후 노 전 대통령 서거 3주기를 맞아 서울 태평로 서울광장에서 '노무현이 꿈꾼 나라'라는 제목으로 추모 문화제를 열었다. 문화제에서는 친노(친노무현)계 '나는 꼼수다' 진행자인 김어준씨가 사회를 보고 주진우씨가 깜짝 게스트로 참여한 토크쇼가 열렸다.

토크쇼에서 19대 총선 낙선자인 문성근, 천호선, 김경수 후보는 무대 위에 올라 비록 선거에서 낙선했지만 대한민국 민주주의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정연주 전 KBS 사장, 공지영 작가 등도 토크쇼에 참여해 노 전 대통령이 남긴 시대적 가치, 그리고 시민의 역할 등에 대해 언급했다.

노무현재단은 추모문화제에앞서 서울광장에서 노 전 대통령의 미공개 추모 사진전, 노 전 대통령과 사진 찍기, 봉하 장터 등을 진행했다.

시민들은 노 전 대통령의 가면을 쓰고 노 전 대통령 서거 3주기를 추모하는 플래시몹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시민 1만여 명(경찰 추산 70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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