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필 서울메트로 의장
나상필 서울메트로 의장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2.05.2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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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0일 만에 복직하는 해고 노동자 출신
▲ 2004년 7월 해고 돼 2850일 만에 복직되는 나상필 서울메트로 지해무 의장.

단체를 해산하는 것이 긍정적인 때가 있다. 나상필 의장이 속해 있는 ‘서울지하철노동조합 해고·수배 원직복직투쟁위원회(이하 지해투)’도 조직의 해산을 목표로 하고 있고 곧 없어질 상황이다.

나상필 의장을 포함한 서울메트로 해고자 14명이 6월 1일자로 복직을 하기 때문이다. 지해투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나상필 의장은 2850일 만에 현업에 복귀한다. 나 의장은 “노동조합과 조합원의 힘으로 복직되어 기쁘다. 버틸 수 있도록 힘이 되준 조합원에게 감사한다”며 노조와 조합원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리고 나 의장은 누구보다 아내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나 의장은 “오랜 해고 생활에도 복지이라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남편의 버팀막이 되준 아내가 가장 기뻐한다”고 말했다.

나 의장은 복직의 기쁨도 있지만 부담도 있다고 말한다. 그 동안 업무 환경의 많은 변화와 한층 높아진 시민의 서비스 요구에 잘 대응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나 의장은 2004년 7월에 진행한 전국지하철공동파업이 불법파업으로 몰려 동료 4명과 함께 해고 됐었다. 나 의장은 당시 파업은 법에 명시된 주 40시간 근무제에 따른 신규 인력 충원을 걸고 진행했는데 독소 조항인 직권 중재에 의해 해고됐다. 당시 나 의장은 노동조합 교육선전실장으로 있었는데 노조 대변인 역할을 했었다. 노조의 ‘입’을 해고한 것이다.

해고가 되고 나 의장은 지해투에서 해고자 원직복직 투쟁을 해왔다. 지난한 싸움이다. 언제 될지 모르는 복직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계속 활동해 온 것이다.

나 의장은 해고 시절의 어려움을 이렇게 말한다. “4대 보험을 본인이 해결해야 하고 은행에 신용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할 수 없어 대출 이자를 더 많이 부담해야 했습니다. 옛 동료들이 연면의 대상으로 또는 짐으로 여길 때 가장 힘들었습니다. 해고가 주는 트라우마는 복직 돼도 상당기간 충격으로 남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 의장은 노조 활동을 “일점의 후회나 미련이 없다”고 말했다. “노조에서 지켜주고 상처를 치유하게 해주었는데 병을 치료해준 의사를 미워하는 환자가 있을까요?”

얼마전 서울시내버스 파업도 있었는데 역시 ‘시민을 볼모’라는 비판이 많았다. 이에 대해 나 의장은 “왜 파업이라는 최후 수단을 사용하는가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시민의 발을 볼모로 파업한다는 여론으로 집중 공격한다. 2004년 7월 파업 때도 근로기준법을 어긴 서울시나 공사에 책임을 묻지 않고 직권중재를 무시한 불법 파업으로 여론몰이했다”며 “8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여론몰이 마녀 사냥이 없어지지 않고 있다. 톨레랑스를 다시 생각해본다”고 지적했다.

나 의장은 복직해서도 노동조합 활동에서도 ‘초심으로 돌아가’ 활동할 계획이다. 그래서 나 의장은 “전국의 모든 해고자들이 복직되는 날까지 작은 역할과 투쟁을 함께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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