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연극단, 첫 공연 열린다
노숙인 연극단, 첫 공연 열린다
  • 이계덕 기자
  • 승인 2012.05.2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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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동네사람들' 대학로 극장에서 29일(화),30일(수) 양일간 공연
▲ 노숙인 연극단의 첫 공연이 29일(화),30일(수) 양일동안 열린다.[사진=서울시 제공]

"나에게 연극은 괴로웠던 나의 과거를 풀어냄으로써 잃어버렸던 인생의 의미와 열정을 다시금 찾아가는 여정 같았다. 이제 연극단 활동을 통해 내 미래의 시나리오를 쓸 것이다. 그리고 그 시나리오대로 연출해 낼 일만 남았다." - 연극단원 이00(54년생, 다시서기상담보호센터 이용자)

노숙인 12명이 참여하는 연극 “이문 동네 사람들”이 오는 29일(화), 30(수) 이틀 동안 무대 위에 오른다. 공연은 대학로 아름다운 극장에서 저녁 7시 30분부터 80분간 진행된다.

‘이문 동네 사람들’은 서울시, 전 문화관광부, 서울문화재단의 “지역 특성화 문화 예술교육지원사업”으로, 서울특별시립 노숙인 ‘다시서기상담보호센터’가 연극교육연구소 프락시스와 함께 준비했다.

연극 “이문 동네 사람들”은 ‘다시서기상담보호센터’에서 노숙인과 함께 구성한 노숙인 연극단 “연. 필. 통-연극으로 feel(必 하) 통하는 모임”의 초연작품이다. 특히 소설 “장석조네 사람들”을 각색, 노숙인 자신들의 이야기를 더했다.

‘다시서기보호센터’는 연극단 구성을 위해 노숙인을 대상으로 자체 오디션도 실시했다. 참여자 대부분은 서울시 지원을 받아 상담보호센터를 이용하거나 쪽방, 고시원 등에서 생활하고 있는 노숙인들로 이번 공연을 위해 지난 5개월 동안 매주 2회 이상 연습했다.

‘노숙인공연단’은 연말에도 새로운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노숙인 시설 등 사회복지시설에 무료 순회공연도 시행한다.

김경호 서울시 복지건강실장은 “하루하루 힘겹게 보냈던 삶에서 이제 무대에서 당당히 자신을 외칠 수 있는 삶으로의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며 “이번 공연으로 인해 노숙인이라면 무조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회인식 변화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노숙인 연극단 ‘연필통-연극으로 必히 통하는 사람들’ 초연공연
“이문동네 사람들”

"각자의 삶이 중요했던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서로 관계를 맺게 될까?"라는 질문이 이 작품 ‘이문동네 사람들’ 시작점이었습니다. 보통 사람들, 각자 살기 바쁜 사람들이 자기들의 욕구를 억지로 누르면서 뭉치는 게 아니라, 자기를 지키면서도 공동의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1980년대 중반, 지역개발이 한창인 서울 변두리의 어느 동네에, 한 지붕 아래 살아가는 네 가구 이야기입니다. 이문동의 집에 세들어 사는 신세의 사람들, 한 집에 살지만 아주 친하지도, 많이 멀지도 않은 각자의 사람들, 이들에게 닥친 마을의 재개발 소식과 집주인 '이문동'으로부터의 퇴거명령...

용산을 비롯해서 지금도 곳곳에서 일고 있는 재개발 이야기들을 돌아보며, 30여 년이 흘렀지만 오늘의 우리네 삶과 멀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 일시 : 29일(화),30일(수) 저녁 7시 30분
■ 장소 : 대학로 아름다운 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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