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보다는 능력… 2012년 고졸 채용 확산
학벌보다는 능력… 2012년 고졸 채용 확산
  • 조현정 기자
  • 승인 2012.06.01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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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산하기관, 삼성, 현대차, LG, SK 등 4대 그룹 ‘고졸채용’ 확산 주도

요즘 고졸자들의 취업의 문이 넓어지고 있다. 대졸자를 고집하던 대기업은 물론, 정부기관에서도 능력 위주의 고졸 채용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예술 분야 고졸 채용 확산을 위해 제도와 관행 개선에 나섰다. 먼저 고졸자가 예술계에서 구직할 때 만나는 진입 장벽을 제거하고 능력을 검증받을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오는 7월부터 국립예술단체 단원 채용자격 기준을 개선하기로 했다.

주요 방안은 ▲국립예술단체 단원 채용 시의 자격기준을 완화 ▲연수 단원의 20%를 고졸자로 채용 ▲재직자 특별전형(선취업, 후진학) 제도에 예술고·체육고 추가 등이다. 이를 위해 국립예술단체의 단원 채용자격 기준을 조사해 대졸자를 중심으로 학력을 제한하거나 지도교수의 추천 등 고졸자를 차별하는 문구가 있는 경우 이를 개선하도록 각 기관 및 단체에 요청했다.

문화부는 국립예술단체에서 운영 중인 연수 단원 채용 시, 채용 인원의 20%를 고졸자로 선발할 계획이다. 올해 243명의 연수 단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2013년 연수 단원 채용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대기업도 고졸자에 대한 문을 열었다. 한화그룹이 최근 고졸 사원 500명을 모집하겠다는 공고를 내자 1만 4000명이 지원했다. 경쟁률이 28대 1을 기록했다. 지난 10여 년 동안 경기 불황 등의 이유로 중소기업의 채용 규모가 줄어들면서 고졸 취업자들의 설 자리도 점점 줄어만갔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고졸 채용의 확대를 강조하자 대기업들은 올해부터 고졸 채용 규모를 늘렸다. 30대 그룹의 고졸 채용 규모는 약 3만7000명으로 추정된다. 지난해보다 7%가량이 늘었다.

삼성도 내년부터 ‘고졸 공채’라는 용어를 없애기로 했다. 고졸과 대졸 사원을 통합해 함께 채용할 계획이다. 삼성은 매년 두 차례에 걸쳐 사무직 신입사원을 뽑기 위한 3급 공채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 3월 공채를 통해 전 계열사에서 4500명을 선발했다. 3급 공채에서는 학력을 자격 요건으로 제한하지는 않았지만 선발 인원 전부를 대졸 출신으로 뽑았다. 중국어 자격 보유자와 공인한자능력자격 보유자, 한국 공학교육인증원이 인증한 공학교육 프로그램 이수자에게는 가점을 부여했다.

이에 따라 올해 사무직 고졸 신입사원을 뽑기 위해 삼성은 ‘고졸 공채’를 신설, 이달 700명을 선발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고졸 생산직 공개 채용을 실시했다. 그룹 주관 고졸 공채는 지난 2004년 이후 8년 만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고졸 및 전문대졸 출신 2200명을 채용할 계획이며 4월 27일부터 5월 9일까지 자동차 생산부문에서 일할 정규 생산직 고졸 신입사원 공채를 실시했다. 올해 말까지 추가적인 고졸 공채가 이뤄질 예정이다.

SK그룹도 지난 21일 첫 고졸 공채를 통해 8개 계열사에서 250여 명의 고졸 사원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LG그룹도 올해 신규채용 규모 1만 5000명 중 5700명을 고졸 인력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한편 마이스터고, 특성화고의 성공적인 안착과 함께 기업들이 고졸 채용 확대에 나서면서 자신의 적성에 맞춰 일찍 취직한 고졸 취업자들이 사회적으로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2020년까지 일자리 대비 대졸인력은 50만 명이 남는 반면, 고졸인력은 23만 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고졸 채용은 더 확산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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