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공공미술의 경쟁력
도시 공공미술의 경쟁력
  • 정민희
  • 승인 2012.06.08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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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색의 공공미술 티타임.

영국 북부 소도시인 게이츠헤드(Gateshead)는 석탄산업의 쇠퇴로 낙후된 소도시였다. 그러나 시에서 ‘북방의 천사’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도시 재생에 크게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영국의 대표적인 거대 조형물인 ‘북방의 천사’는 무게 208톤, 높이 20m, 너비 54m의 작품이다. 공공미술 작가 안토니 곰리(Antony Gormley)가 만들었다. 당초 게이츠헤드시는 도시 재생 방법으로 ‘문화예술’을 채택, 프로젝트가 시작됐지만 모든 주민들이 찬성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시는 먼저 게이츠헤드 주민 설득에 나서야 했다. 더 흥미로운 것은 프로젝트의 작가인 안토니 곰리가 직접 주민들과 소통하고, 설득을 위한 활동을 했다는 점이다. 현재 ‘북방의 천사’는 영국을 대표하는 아이콘이 되었으며, 매년 이를 보기 위해 전 세계 관광객이 방문하는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스페인 빌바오 역시 인구 30만의 철강도시였고 1980년대 산업쇠퇴로 죽어가는 도시를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 분관을 유치함으로써 새로운 미술관 브랜드정책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지금 서울시의 공공미술은 교통정리가 안 된 차도처럼 넘쳐난다. 문화예술진흥법 제도로 연면적 1만㎡ 이상의 건축물에 건축비용의 1%를 활용해야 준공허가를 내준다. 이에 따라 우후죽순 세워진 작품이 전국에 1만3000개에 가깝다. 서울에만 3000개가 넘는다.

물론 시에서 공개토론을 거쳐 심의를 거치지만 형식적인 차원에 그쳐 이젠 이미 설치된 작품을 철거하는 ‘비워내기’를 할 때이다. 당국이 건축설계단계에서 함께 기획하지 않고 인허가 단계에서 따로 개입하는 것이다. 건축주 또한 문화적 참여 동기의 중요성을 인식해야하고 삶을 담는 그릇으로서 책임도 가져야한다.

21세기를 맞아 문화의 시대로 접어든지 오래다. 진정한 공공미술이 이제는 예술적 아름다움으로 끝나서는 안 되며, 도시 공동체 일원이 함께 호흡하는 공간연출을 이루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계획 설정이 정책적으로 필요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도시의 공공미술은 정책에서부터 공공미술 전문가가 개입해서 철저히 구상해야 하며, 작가들도 시민의 행복추구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작품을 구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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