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 Map으로 본 2011 서울 서베이 ③ 외국인편
GIS Map으로 본 2011 서울 서베이 ③ 외국인편
  • 송규봉
  • 승인 2012.06.09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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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만 외국인 서울 살아도 한국은 여전히 ‘외딴 섬나라’
▲ 지난 4월29일중국의 노동절 연휴와 일본의 골든위크를 맞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 명동 거리를 거닐고 있다. [사진=뉴시스]

외국인 관광객 한 해 800만 상회
서울시에서 외국인 관광객 통계가 최초 작성된 1975년만 해도 외국인 관광객은 100만이 훨씬 못되는 63만3000명이었다. 2010년 879만8000명의 7.2% 수준이던 것이 35년이 지난 2010년 한 해 일평균 2만4103명의 외국인이 서울(한국)을 찾으면서, 700만을 처음으로 넘긴 2009년 기록을 깨고 800만을 넘어서며 900만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서울시 및 국가차원의 관광 인프라 확충, 특색 있는 관광상품 개발, 다양한 홍보마케팅 전개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각적인 정책이 일정 성과를 거두고 있음에 비추어, 외국인 관광객 1000만 시대도 그리 멀지 않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서울에 사는 외국인
1995년 말 주민등록통계 상 서울시 거주 외국인은 4만5072명이었다. 2011년 말 외국인은 27만9095명으로 6.19배 증가했다. 1000만 인구 중 28만 명은 미미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서울 25개 구 중 28만 명의 인구규모는 중구(14만), 종로구(17만7000명), 용산구(25만9000명), 성동구(26만4000명)보다 많고 광진구(30만8000명)보다 약간 적은 수준이다.

다시 말해, 종로구와 중구를 합친 수와 비슷한 규모의 외국인이 서울에 살고 있으니 같은 서울시민이다. 서울에 살고 있는 외국인의 국적별 유형을 보면, 한국계 중국인(17만8000명), 중국(3만3000명), 미국(9000명) 순으로 많고 대만, 일본, 베트남, 몽골, 필리핀, 캐나다, 인도 등이 있다. 

서울시 25개 구 중에서 외국인의 증가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구로구다. 1995년말 구로구의 외국인수는 1017명이던 것이 2011년말 3만1440명으로 무려 30.9배가 늘었다. 구로구를 이어 관악구(24.7배), 영등포구(22.6배), 금천구(13.7배), 동대문구(12.0배), 광진구(12.0배) 순으로 증가비율이 높다.

이들 지역의 특징을 보면 타행정구보다 제조업체가 많고 주요 대학교가 많으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거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곳이다. 이런 눈으로 살펴볼 때, 높은 주거비용과 사무전문직이 밀집한 강남구(1.6배), 서초구(1.8배), 용산구(2.0배)와 대비된다.
 
서울 서베이 외국인 조사결과

1. 주거
■ 서울 거주 외국인의 삶의 질에 대한 만족도는 6.81점, 행복도는 7.14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대기 및 수돗물 음용과 같은 환경만족도도 전년보다 소폭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삶의 질에 대한 종합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6.81점으로 전년과 비슷했다. ‘주거환경’(7.39점), ‘도시안전’(7.32점)의 만족도가 높고, 다음으로 ‘사회 환경’(6.78점), ‘서울 시민들의 개방적이고 친밀한 정도’(6.71점), ‘교육환경’(6.65점)의 순으로 대답했다. 국적별로 보면, 유럽권, 중국(각각 7.07점)에서 만족도가 가장 높고, 그 다음은 기타 아시아권(7.00점)이 7점 이상이었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행복 지수는 10점 만점에 7.14점. ‘건강상태’에 대한 행복감이 7.60점으로 가장 높았고, ‘주위 친지, 친구와의 관계’(7.41점), ‘가정생활’(7.15점)의 순으로 높게 분석되었다. 국적별로는 유럽권(8.01점)과 영미권(7.95점)에서 8점대 전후로 가장 높았으며, 베트남(6.47점), 일본(6.57점)에서 낮게 나타났다. 아마도 국적별로 서울에서 종사하는 직업과 경제적 처지가 만족도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된다.

서울시 거주 외국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교통수단에 대한 종합만족도는 7.64점으로 지하철(8.51점) > 버스(7.80점) > 택시(6.46점) 순이다. 교통수단에 대한 종합만족도는 중국인에서 8.01점으로 특히 높았고, 그 밖에도 영미권(7.94점)과 기타 아시아권(7.82점) 외국인에서 높게 평가하였다.

환경에 대한 만족도는 대기 및 수돗물 음용 모두 소폭씩 증가했다. 대기 만족도는 유럽권에서 높고, 수돗물 음용 안전도는 중국과 베트남 출신에서 높게 나타났으나 일본 출신자들은 환경 만족도가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외국인들은 자신이 속한 국가의 환경적 수준과 서울의 수준을 대비해서 답변했을 것이라 판단된다.

2. 교육 및 경제
■ 자녀 보육 방법으로 유치원과 어린이집 이용 비율이 높았고, 월 교육비는 54만 원 정도였음.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 교육기관의 문제점은 ‘학비’로 응답함.

초등학생 이하 자녀가 있는 경우(302명) 양육방법으로는 ‘유치원’(36.4%)을 이용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어린이집(보육시설)’(27.8%), ‘부모가 직접 돌봄’(15.9%), ‘한국학교’(13.6%)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교육비로는 월 평균 약 54만 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보육 및 교육과 관련하여 교육기관의 가장 큰 문제는 ‘학비’(49.6%)로 나타났고, 다음으로 ‘전문적인 교육상담’(15.8%), ‘내국인과의 교류’(11.8%), ‘국제학교 수’(10.7%) 순으로 응답했다.

3. 생활
■ 서울 거주 외국인 10명중 7명은 결혼생활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남. 한국 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으로는 ‘언어문제’라 응답하였고, 일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 역시‘언어 소통의 어려움’으로 응답함.

결혼생활에 대해 69.3%가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0점 만점 기준으로는 7.46점 수준이었다. 국적별로는 베트남 출신(6.49점)에서 결혼생활만족도가 낮게 나타났다. 외국인 응답자의 73.0%는 본인의 건강상태가 전반적으로 ‘좋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응답했다.

외국인들이 받는 건강보험 또는 의료급여의 형태는 ‘직장가입 건강보험’ 29.4%, ‘개인의료보험’ 27.0%, ‘지역가입 건강보험’ 9.6%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한편, ‘아무것도 없다’는 응답은 36.8%였다.

외국인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몸이 아플 때 ‘병원·의원’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5명 중 4명이 진료 및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비용 부담’은 낮아지고 있는 반면,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더해지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서울 거주 외국인들이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단체나 모임은 ‘종교모임’(23.2%), ‘향우회 등 친목모임’(22.3%), ‘학습관련 모임’(17.7%) 순이다. 그 다음은 ‘취미관련 동호회’(15.4%), ‘유학생 네트워크’(12.3%)가 10% 이상으로 응답되었고, 그밖에 ‘한국 다문화 센터 모임’(7.0%), ‘외국인 노동자 지원센터’(4.8%), ‘여성결혼 이민자 모임’(4.2%) 순이다.

한국 생활을 하면서 ‘언어문제’로 가장 힘들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그 다음은 ‘외로움’, ‘경제적 어려움’, ‘문화차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언어문제’는 영미권과 유럽권, 베트남에서 30%이상으로 더욱 높았고 중국 출신은 경제적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외국인들이 일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는 전년도와 같이 ‘언어 소통의 어려움’(27.0%)이라 응답했다. 그 다음으로 ‘긴 노동시간’(22.2%), ‘낮은 임금‘(17.4%), ‘고된 일’(14.9%) 순으로 나타났으며 ‘낮은 임금’에 대한 어려움이 지난해보다 12.3%p 높았다.

외국인 응답자에게 본인의 한국어 실력을 물어본 결과, ‘말하기’ 부문을 가장 높게 평가하고 있는 반면, ‘쓰기’에 있어서는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적자의 경우는 모든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보였다.

‘직장·일터’에서 차별 대우를 받고 있다는 비율이 20.6%로 다른 장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상점·음식점·은행 등’, ‘집주인·부동산’에서의 차별은 지난해에 비해 상승하고 있으며 기타 아시아권 출신의 경우 모든 장소에서의 차별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타 국적 출신과 차이를 보인다.

외로운 섬나라 한국
연세대학교 설립자 언더우드(Underwood) 집안은 4대째 서울에서 살고 있다. 1885년 고종 때 서울 땅을 밟았던 언더우드 집안은 127년째 가문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언더우드의 4대손 피터 알렉산더 언더우드(Peter Alexander Underwood)가 올해 책을 한 권 출간했다. 그는 4대에 걸쳐 한국을 사랑해온 푸른 눈의 한국인으로서 애정 어린 비판을 강도 높게 담았다.

언더우드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국은 남북분단을 거치며 섬나라처럼 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동서남쪽은 바다여서 진출하려 해도 막혀 있고 북쪽은 체제가 다른 북한과 중국이 버티고 있어서 진출의 대상이 아니라 침입을 저지하는 방어의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니 기본적인 속성이 진보적이기 보다는 보수적이고 내향적이란다.

외부와 단절된 세계에 사는 사람은 공동체에 대한 자존감이 강하고 결속력과 조직 충성도가 높다. 고립된 공동체는 외부의 손길을 ‘우리 공동체를 손상시키려는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북한은 말할 것도 없고 남한도 그런 특성을 매우 강하게 보유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한국에서 피터 언더우드라는 이름 대신 한국식 이름인 ‘원한석’이라고 소개할 때 더 동질감을 느낀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국처럼 외국인에게 한국 이름을 붙여 부르기를 좋아하는 나라는 많지 않다’고 지적한다.

언더우드는 한동안 일본에서 근무한 경험을 말해준다. 전형적인 섬나라의 문화를 나열한다. 한번 들어보자 우리와 얼마나 다른지. ‘일본은 정부와 기업의 유착, 철저한 연공 서열제도, 도쿄대학교를 중심으로 한 학벌주의, 투철한 장인 정신과 치밀함, 누군가 튀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 평등주의’와 ‘우리 고유의 문화를 바꾸느니 차라리 망하는 게 낫다’는 완고한 자부심을 들어 오늘날 일본의 침체를 설명하고 있다.

‘순혈보다 혼혈이 아름답다.’ 언더우드가 강조한 표현이다. 2010년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는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슈퍼 모델들의 인종적 특성을 분석한 뒤 이들의 공통점이 바로 혼혈이라고 보도했다고 한다.

2005년 연세대 교수를 하던 언더우드 가문의 ‘원한광’은 한국을 떠나면서 연세대 신촌캠퍼스 전임교수 700명 중 외국인은 자신이 유일했다고 지적하며 87%의 교수들이 외국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왔지만 외국인을 자신들의 학교에 들이지는 않았다고 평했다. 그래서 세계화는 한국인이 필요한 것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세계인과 함께 새로운 문화를 만들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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