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올여름 집중호우 비켜갈 수 있나
서울 올여름 집중호우 비켜갈 수 있나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2.06.2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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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고온현상 3개월 지속, 장맛비 600mm 예보
▲지난 1일 서울 강서소방서를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수해복구 장비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강서소방서 제공]

이달 초 서초구 서초동 지하철 2·3호선 교대역 인근 상가는 일제히 출입구 물막이 공사를 벌였다. 인근 상인들은 물막이 공사를 지켜보며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시민들은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수해가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서울시의 근본적인 대책을 바라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말부터 본격적인 수해방지 대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21일 서울시는 과거 ‘시설확충’에 무게를 둬왔던 수해안전대책을 ‘시민참여를 바탕으로 한 촘촘한 재난 대비’ 중심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전국 최초로 스마트폰 등을 활용해 온라인상에 수해현장을 시민이 직접 제보하는 시스템과 침수위험상황을 사전에 알고 대피할 수 있는 지하 하수관거 수위상황 실시간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갖춘다는 것이다. 또 우면산 산사태와 갑자기 피해가 발생되는 일이 없도록 산사태 위험지역엔 예보 발령을 문자로 알리는 예방체계도 보강할 계획이다.

하지만 같은 날 감사원은 서울시가 방류수역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은 채 빗물 펌프장 설치 공사를 해 오히려 홍수 때 침수 피해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지난 1977년부터 홍수에 취약한 지방하천인 도림천 유역 저지대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 대림3·구로1·구로2 등 3개 빗물 펌프장 증설 공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감사원은 감사결과 대림3 빗물 펌프장 등 3개 빗물 펌프장의 1분당 2410㎥에 이르는 펌프 용량 증설이 완료되면 도림천의 홍수위가 추가로 10∼12㎝ 상승해 오히려 저지대 침수피해를 키울 우려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방류수역이 확보되지 않은 도림천에 빗물 펌프장을 신증설하기보다는 대심도 빗물 저류조를 설치하거나 안양천이나 한강으로 직접 배수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8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우면산 수해현장 복구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당초 지난달 말까지 복구를 끝낼 계획이었으나 토사와 유실물을 가두는 사방댐 공사와 산중턱 수로 공사는 아직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추석 연휴동안 쏟아진 집중호우에 물바다가 된 광화문광장 일대도 빗물 저류 배수시설 설치가 보류된 상태다. 서울시는 지금까지 보완된 시설만으로 장마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배수시설은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연구원 국가도시방재연구센터는 19일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21곳을 폭우재해 취약성이 가장 높은 5등급으로 평가했다. 서울의 나머지 4개 자치구도 취약성이 높은 4등급으로 나타나 올해 비피해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은 물이 스며들지 않는 아스팔트·콘크리트 면적이 넓고, 반지하주택이 많아 비 피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도시방재연구센터가 서울 25개 자치구를 다시 A~E등급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도봉·강북·성북·광진구가 가장 폭우에 취약한 E등급을 받았다. 또 노원·동대문·성동·강동·구로·금천·관악구는 4번째로 위험한 D등급으로 평가했다.

이들 지역은 산을 끼고 있어 산사태 위험이 큰데다 아파트보다 단독주택이 밀집해 있다. 이 가운데 도봉·강북구는 하루 80㎜ 이상의 비가 내리는 날이 가장 많은 곳으로 꼽혔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월부터 시작된 고온현상으로 올해는 예년보다 훨씬 많은 장맛비가 내릴 것이란 예보가 나와 서울의 수해 우려를 높이고 있다. 기상청은 올 장마기간에는 600mm이상의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국지성 집중호우도 잦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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