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옥순 구로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
유옥순 구로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2.07.0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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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여 도전하라, 도전안하면 아무것도 얻지 못해”

9회 서울시여성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유옥순 구로여성개발센터 관장은 누구보다 여성 노동 환경의 열악함을 잘 안다. 또 그 만큼 여성 노동자의 권리와 노동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유 관장 자신이 ‘여성’ 노동운동가 출신이기 때문이다.

그는 20살인 1969년부터 미국계 전자회사인 ‘컨트롤데이터’에서 일했다. 처음에 염창동에 있던 이 회사는 구로로 이전했다. 외국계 기업으로서 다른 사업장보다 근무 환경은 좀 나았지만 유 관장을 비롯한 당시 노조 활동가들은 조금씩 조금씩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싸웠다. 노동환경을 개선해도 기업 이윤은 줄지 않고 기업 활동에 지장이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결혼으로 인한 해고 종용이 오면 싸우고 출산 후엔 복직을 위해 싸우고 복직 후엔 직장 보육을 위해 또 싸웠다. 그러나 당시 정부와 보수 언론은 강성 노조 때문에 외자 기업이 문을 닫고 떠났다고 거짓 선전을 했다.

그는 “산업 구조 변화로 타산이 맞지 않아 떠난 걸 강성 노조 때문이라고 정부와 언론이 호도하고 공격했다”며 당시 정부와 언론을 비판했다. 사업장이 떠난 후 유 관장을 비롯한 노조 활동가들은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올라 취업도 하기 어려웠다. 더군다나 그는 정부의 ‘사회정화’ 대상에 올라 사회 활동에 제약이 많았다. 다행히 당시 ‘블랙리스트’ 등의 잘못을 정부가 인정해 명예회복을 하고 생계보조금도 받았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이들에 대해 국가의 잘못이라고 배상 판결했으나 아직 국가는 배상하지 않고 있다. 그는 최근 쌍용차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합의한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며 “노동운동이 잘 되면 사회복지도 그 만큼 잘 된다. 노동자들의 투쟁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매도하는 보수 언론이 권력의 시녀 노릇을 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 관장은 부당한 것과 참 많이 싸운다. 지금은 부당한 여성의 노동 현실과 싸운다. 그는 “여성은 학력에 상관없이 노동시장에서 취약한 계층”이라고 말했다.

특히 결혼·출산 등으로 인한 여성의 경력 단절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아이들 양육 후 취업을 하려해도 경력 단절이 생기고 ‘괜찮은’ 일자리는 거의 얻지 못하고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취업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40~50대 여성 취업률이 20대를 앞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성과 남성 간 임금 격차도 크다. 유 관장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적용하고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혼 여성 노동자는 한국 사회의 가부장제와도 싸워야한다. 일을 새로 하려고 해도 남편이 반대하거나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려워 중간에 포기하는 사례가 있다며 “남편이 가정 일을 나눠서 하는 등 ‘같이 살자’하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아직도 한국 사회의 가부장제 인식은 많다”고 꼬집었다.

“여성도 자신감을 갖고 도전하라. 도전하지 않으면 어떤 것도 주어지지 않는다.”
유 관장의 당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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