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 활동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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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유신 서울환경운동연합 생태도시팀 활동가
  • 승인 2012.07.0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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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동 백석동길을 더 많은 시민이 즐기는 방법
▲ 오유신 서울환경운동연합 생태도시팀 활동가

지난달 22일 서울시는 ‘보행친화도시 조성계획’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차 없는 거리와 대중교통전용지구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두 손을 들어 환영할 일이다. 그동안 서울환경운동연합은 대중교통 활성화와 자가용 이용 자제, 교통유발부담금의 현실화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또 서울시의 ‘보행친화도시 조성계획’에 덧붙여 부암동 백사실계곡 주변 백석동길(창의문-백사실계곡 구간)을 ‘주말 차 없는거리’로 지정하고, 대중교통을 활성화 할 것을 서울시에 제안했다.

백석동길은 북악스카이웨이 아래를 따라 이어져 창의문에서 백사실계곡으로 향하는 길이다. 이 길은 몇 년 전만 해도 찾는 이들이 거의 없어 도심의 시골풍경을 그대로 간직해 왔다. 북악산 자락 아래 펼쳐진 자연이 그대로 살아있는데다 도롱뇽 등이 서식하는 백사실계곡을 품고 있는 서울의 이방지대이기도 하다.

이곳을 처음 방문한 이들은 서울 한복판인 종로에 맑은 계곡물이 흐르는 모습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 지역은 아닌게 아니라 이미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하지만 백사실계곡으로 향하는 길에 식당과 찻집이 속속 들어서고 TV 예능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더 이상 고즈넉한 모습을 찾기 어려워졌다.

주말이면 이 산책로는 극심한 교통체증에 시달린다. 부암동과 백사실계곡을 찾는 방문객의 자가용 이용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대중교통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진 부암동 일대와, ‘도심속의 비밀정원’인 백사실계곡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너도 나도 몰려나온 시민들은 휴식을 취하기는 커녕 교통혼잡에 짜증만 나게 된다. 서울의 혼잡한 교통환경이 조용했던 마을로 침범해 들어온 꼴이다.

서울시는 이런 현황을 개선하기 위해 백석동길을 주말 ‘차 없는 거리’로 지정해주길 바란다. 교통편은 북촌과 서촌을 오가는 마을버스 노선만 팔각정까지 연장해도 충분할 것이다. 이는 평소 자가용을 이용하던 시민들도 모처럼 주말 나들이에 마을버스를 타고 소풍 분위기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백석동길을 ‘주말 차 없는 거리’로 지정이 하면, 생태경관보전지역인 백사실계곡과, 북악산에 대한 환경보호  인식이 더욱 개선될 것이다.

더구나 매주 주말이면 발생하는 교통문제에 대한 주민갈등 또한 해결된다. 조용한 생활을 위해 이곳에 터전을 마련한 시민들은 주말마다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또 보행자 중심의 문화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 부암동의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진 산책로는 서울시민들의 건전한 휴식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종로구 부암동은 서울이 자랑할만한 자연 유산이다. 이런 유산을 후대에 그대로 전하고 더 많은 시민이 즐기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작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런 노력 가운데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 주말 차 없는 거리 지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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