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만 신경 쓴 디자인서울거리
‘디자인’만 신경 쓴 디자인서울거리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2.07.10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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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 성산로 디자인서울거리, 독어 인사말 표기 부적절
▲서울 서대문구 성산로의 ‘디자인서울거리’에 적혀 있는 세계 각국 언어의 인사말. [사진=이원배 기자]

오세훈 전 시장의 역점 사업이었던 ‘디자인서울거리’가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보도 바닥에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각국의 언어로 쓴 인사말 가운데 띄어쓰기의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서대문구 성산로의 ‘디자인서울거리’가 문제의 거리다. 성산로 디자인서울거리에는 한국어와, 영어, 일어, 프랑스어, 독일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으로 ‘안녕’이란 의미의 각국의 언어를 보도 블록위에 새겨 놓았다.

한국어는 ‘안녕’, 영어로는 ‘Hello', 프랑스어로는 '봉주르(Bonjour, 낮 인사)’, 독일어로는 ‘구텐 탁(Guten Tag, 낮 인사) 등을 표기했다. 이중 독일어 표기의 철자법과 띄어쓰기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독일어의 낮 인사인 ‘Guten Tag’은 ‘Guten’과 ‘Tag’을 띄어야 한다.

그러나 성산로 디자인 거리에 표기된 인사말을 보면 ‘Guten’과 ‘Tag'이 거의 붙어 있어 띄어쓰기가 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또 'Tag'의 T도 대문자로 써야 하는데 소문자로 썼다. 주한독일문화원 관계자는 “독일어 Guten과 Tag은 형용사와 명사의 결합으로 띄어줘야 맞다. Tag의 T도 대문자로 써야한다”고 말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보도블럭의 ‘Gutentag’ 표기는 오류에 가까워 보인다. 그리고 다른 나라의 언어는 하나의 블록 안에 표기했는데 프랑스어와 독일어는 두 개의 블록에 나눠 표기해 가독성도 떨어지고 있다.

한 블로거는 자신의 블로거에 “마치 bonj our, Gute ntag처럼 보인다. 글자 수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생각도 잠시 해보나 bon jour이나 bonj our이나 3+4, 4+3의 차이로 결국은 같다”며 “한글로 따지면 ㅇ과 ㅏ 사이에 줄이 있는 느낌이다. 읽을 순 있지만 ‘보기’ 불편 혹은 ‘어색’하다. 다른 보도도 아니고 ‘디자인’거리이다. 디자인엔 문외한 이지만 이런 것은 맞춰줘 보기 좋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사를 한 서대문구청 관계자는 “설계안을 시에서 심의했는데 당시 독일어 전문가가 없어 내용적 측면에서 잘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서 “블록이 파손이 안 됐는데 고치는 건 예산 낭비다. 나중에 보수할 상황이 오면 그때 수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윤명화 시의원은 “서울시라는 큰 조직에서 하는 사업인 만큼 세세한 부분도 신경 썼어야 한다. 외국인에게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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