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서울, 스마트폰 계급사회 등장
2012 서울, 스마트폰 계급사회 등장
  • 조현정 기자
  • 승인 2012.07.19 1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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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 스마트폰 중독현상, 성인들은 벌써 노안이?
▲스마트폰 전성시대를 맞아 여러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 뉴시스]

길거리에서 스마트폰 화면만 쳐다보며 걷는 초등학생을 발견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4학년 이상 초등학생의 경우 한 반의 절반 이상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아이들은 같은 교실 안에서도 말을 나누는 대신 카카오톡(카톡)으로 대화를 한다. 일부 아이들은 40분도 채 되지 않는 수업시간을 견디지 못해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뺏기기도 한다. 중독증세를 보이는 것이다.

서울 구로구 ㅇㅇ초등학교에 다니는 이 모군(12세)은 하루종일 스마트폰을 끼고 산다. 세수하고 옷을 갈아 입으면서도 스마트폰이 손에서 떠나지 않는다. 심지어 화장실에 갈 때도 스마트폰이 있어야 안심이 된다고 한다.

이군은 학교 수업시간에도 카톡으로 친구들과 대화를 한다. 선생님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무음모드로 전환해 사용한다.

그러면서 “친구들이 모두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때문에 나만 쓰지 않으면 소외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또 다른 초등학생 강 모군은(11세)도 하루 일과 중 대부분을 스마트폰과 지낸다. 무료 게임이나 카톡으로 보내는 시간만 하루 평균 5~6시간이다. 강군은 “스마트폰은 유일한 친구”라고 말했다.

행정안전부가 최근 실시한 ‘2011년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률은 11.4%로 성인(7.9%)보다 높았다.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초등학교 4학년 이상 전국 초·중·고교생 65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서도 응답자의 24%가 ‘휴대전화가 없으면 불안하다’고 답했다. 일부 청소년은 ‘휴대전화가 울린다는 착각을 자주 한다(11%)’고 응답했다.

초등학생이 스마트폰에 집착하는 것은 ‘카카오톡’ ‘마이피플’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한 집착이 주된 원인 중 하나다. 친구들과의 대화에 끼려면 카톡이 필수고 카톡을 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을 장만해야 하는 것이다. 행안부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68.7%가 ‘채팅과 메신저를 하는 데 주로 사용한다’고 답했다.

한편 스마트폰의 문제점은 어린 초등학생게만 나타나는 것만은 아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IT기기 사용자가 크게 늘면서 30·40대 사이에서도 노안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거리나 지하철에서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에 스마트폰 보급 2년 만에 사용자가 20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시력저하를 호소하는 젊은이들도 늘고 있다. 노안은 수정체 주변 근육의 탄력이 떨어져 가까운 물체를 볼 때 초점이 맞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50대 이후 나타나는 노안이 모바일 기기 사용으로 앞당겨진 것이다.

한 시력교정 전문병원에서 노안으로 수술을 받은 사람은 스마트폰이 보급된 지난 2010년 378명으로 3년 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뛰었다. 문제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보게 되면 이처럼 흔들리는 화면에 우리 눈이 초점을 맞추려 끊임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피로는 배가 된다.

전문가들은 "이동 중에는 모바일기기 사용을 자제하고 20분마다 휴식을 취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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