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총각’ 20년만에 10배나 늘어
서울 ‘노총각’ 20년만에 10배나 늘어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2.07.25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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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49세 남성 5명 중 1명 미혼, ‘결혼은 선택사항’ 30%
▲지난해 서초구에서 마련한 미혼남녀 만남의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게임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노원구에 사는 이강철(44·가명) 씨는 결혼하지 않은 채 10년 전부터 분가해 살고 있다.

이씨는 “2~3년 전까지는 부모님이 결혼을 재촉했지만 이제 포기하셨는지 아무 말씀 안하신다”고 말했다.서울에 이씨와 같은 노총각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노총각 증가는 초저출산 문제의 핵심 요인으로 꼽히게 된다.

서울시가 25일 발표한 ‘통계로 본 서울남성의 삶’ 자료에 따르면 35~49세 미혼남성이 2010년 현재 20년 전인 1990년보다 10배 늘어났다. 1990년 당시에는 2만4239명에 불과했으나 2010년에는 24만2590명으로 나타났다.

35~49세 미혼 남성은 같은 연령대의 20.1%를 차지, 5명 중 1명이 결혼하지 않은 셈이다. 반면 같은 연령층 여성의 미혼율은 11.8%로 남성의 절반에 그쳤다. 또 여성의 경우 같은 연령층에서 6.4배 늘어나 남성보다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학력별 미혼인구 추이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35~49세 미혼 중 남성은 고졸이하가 52.4%를 차지했고, 여성은 대졸이상이 61%를 차지하고 있어 학력에서 남저여고 현상이 뚜렷했다.

학력별 미혼 ‘남저여고’ 현상 뚜렷

서울시는 이에 대해 여성의 학력상승으로 고졸이하 저학력 남성이 동일학력 또는 그 이하 학력의 여성을 만날 수 있는 폭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박영섭 서울시 정보화기획담당관은 “학업기간이 길어지면서 초혼연령이 높아지고 있다”며 “여성의 학력상승과 경제활동 참여 증가가 고학력 미혼여성뿐만 아니라 저학력 미혼남성의 증가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서울의 노총각 급증에는 남성들의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한 것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남성들 가운데 ‘반드시 해야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006년 28.1%에서 2008년 24.3%, 2010년 20.7%로 감소한 반면 ‘해도 좋고 안 해도 좋은 선택사항’이라는 응답은 같은 기간 22.5%에서 22.8%, 29.8%로 증가했다.

또 육아나 가사에만 전념하는 서울남성은 지난해 3만5000명으로 2005년 1만6000명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15세 이상 인구 중 남성 비경제활동인구는 107만 명으로 여성(207만8000명)의 절반수준이다.

하지만 여성들이 불가피하게 택한 육아와 가사를 빼면 남성 비경제활동인구(103만5000명)가 여성(68만5000명)보다 35만 명 정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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