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 천재화가, 이인성
한국 근대 천재화가, 이인성
  • 정민희
  • 승인 2012.08.3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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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화, 캔버스에 유채, 228.5x146cm, 1934년

한국 근대미술사에서 서양화라는 분야를 개척하여 그 중심에 있는 이인성(1912~50). 그의 탄생 100주년이다. 덕수궁미술관에서는 석 달 동안 1930~40년대 일제강점기에 서양화가 도입되는 과정에서의 이인성을 재조명해주었다.

대구출신의 이인성은 당대에 천재로 불렸고, 고향산천의 풍경과 시대성을 반영한 서정적이고 목가적인 회화로 앞서가는 작품세계를 구축하였다.

1931년에 조선미술전람회에 <세모가경>으로 첫 특선을 하였으며, 당시 서구와 일본미술을 접했지만 우리만의 향토색을 추구했다.

이인성 작품의 모티브는 대체적으로 인물, 풍경 등이 대부분이다. 대구 근대화의 상징인 <계산동성당> 작품을 보면 서양식 건물과 세련된 내부 등에도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1944년도 작품인 <해당화>는 먹구름 낀 하늘아래 해당화가 피는 초여름이지만 스카프를 둘러쓴 채 각기 다른 곳을 쳐다보는 여성들이 일제강점기라는 암흑기의 불안한 삶을 보여주는 듯하다. 원색의 강한 컬러가 사라지고 소라, 우산, 돛단배 등의 여러 요소가 넓은 화면을 구성함으로써 연극의 무대처럼 짜임새 있게 완성되었다.

또 다른 작품 <가을 어느 날>은 리움미술관 소장으로 상설전시에서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후기인상파 고갱의 타이티여인들을 연상케 하는 무뚝뚝한 여인상과 새파란 고국산천의 가을하늘을 배경으로 말라가는 옥수수, 해바라기, 많은 화초들이 널려져 있음을 볼 수 있다. 붉은 대지의 원색이 조선의 향토를 대변하는 것이며 강한 색채의 대비효과를 엿볼 수 있다. 1934년 조선미술전람회 특선작이기도 하다.

최근 몇 년간 미술시장의 주류로 극사실주의가 큰 관심을 끌면서 대구출신 작가들의 활약이 매우 컸다. 대구화단은 수채화를 주로 하며 1920년대부터 영과회(1927~29), 향토회(1930~35)등을 결성하여 초창기 근대 화단을 구성했다.

이후에도 순수계열의 맥이 이어져 유행에 흔들리지 않는 지역적 근간이 유지되어 왔다. 그 밑바탕에 이인성이라는 든든한 열정의 뿌리가 자리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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