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직업을 택할 것인가
어떤 직업을 택할 것인가
  • 우선희
  • 승인 2012.09.1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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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희(서울기독대학강사)

아직 직업을 가지지 않은 예비 사회인은 물론이고, 중견 조직의 간부를 비롯한 최고 직급에 계신 분들조차도 종종 ‘내게 가장 좋은 직업은 무엇인가’하는 질문을 던지고, 간혹 어떤 분들은 왕성한 업적과 명성을 뒤로하고 홀연히 다른 업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직업의 사전적인 뜻은, 개인이 사회에서 생활을 영위하고 수입을 얻을 목적으로 한 가지 일에 종사하는 지속적인 사회 활동입니다.

직업은 우리의 먹고 마시며 입고 잠을 자는 신체 생리적인 필요로부터, 안전, 소속감, 자존감은 물론 자기 성취의 일정 부분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니, 어쩌면 직업은 개인의 존재 방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학교의 과목이나 전공을 선택할 때에도 이 직업을 염두에 두고, 혼인을 하여 배필을 맞을 때에도 직업이 고려되는 실정입니다.

적성에 맞는 직업을 택하라고 쉽사리 조언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이것도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닙니다. 극단적인 예로, 우리에게 익숙한 화가 빈센트 반 고호를 생각해 봅시다.

예민한 지성과 타고난 재능을 가졌던 소심한 고호는 후대에 수많은 명화를 남겼습니다. 제 3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적성에 맞는 일을 택했지만, 그는 일생을 통해 가난했고 사랑을 꽃 피우지도 못했으며 결국은 자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심지어 적성의 부분에 있어서도, 그가 동생 테오에게 쓴 육백여 통의 편지는 인간의 위대함과 비참함을 너무나 잘 설명하였다니, 문학가로 나섰다면 그의 일생과 후대의 평가는 어떠했을까도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직업의 선택과 성장, 직장이나 업종의 변경, 이런 것을 상담하다 보면 전 연령대에 걸쳐서 ‘어떤 직업이 나에게 맞는가.’와 ‘지금의 직업이 앞으로도 나의 인생에 좋은 것인가.’로 귀착됩니다.

언론에 보도되는 유망직종이라 하여서, 혹은 연봉이 높아서, 혹은 유명인이 되는 일이라 해서 좋은 직업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직업은 사회에게는 공동체를 구성하는 다양한 세포인 동시에 개인에게는 그것을 바탕으로 행복을 실현해 나가는 중요한 시발점이자 경로이자 귀착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가치와 우선순위, 폭 넓은 연령과 직종에도 불구하고, 좋은 직업은 주로 이렇습니다. 첫째, 내가 그 일을 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도록 몰두하며 재미가 있고, 둘째 내가 그 일을 하면서 칭찬과 인정을 받아 차별화되고, 셋째 그 일을 하면서 생애 진행에 맞게 좋고 건전한 네트워크가 더불어 성장한다면, 좋은 직업의 중요한 기본을 갖춘 셈입니다.

근간에는 좋은 직업을 선택하는데 참조가 될 만한 여러 가지 테스트가 있습니다. 물론 좋습니다. 그러나 그것에 절대 의존하기에 앞서, 더 절실한 것이 있습니다.

즉 내 직업을 선택할 때에, 어떻게 살아 나갈 것인가의 자기 고민과 성찰, 그것을 통해 발견한 세상, 누적된 통찰 그리고 철학입니다. 누가 던져주거나 판단해 주는 것이 아니지요. 내가 선택하여 내가 책임지는 나의 직업을 통해 주인으로서의 ‘나’를 당당하게 이루어 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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