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둔 서울 재래시장 상인들 ‘쓸쓸한 대목’
추석 앞둔 서울 재래시장 상인들 ‘쓸쓸한 대목’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2.09.20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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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영업재개로 박탈감만 더 커져, 경기침체 여파에도 시름
▲재래시장의 최대 성수기인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경기침체와 대형마트의 영향으로 대목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추석대목은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밖에 안들어요.”

강동구 천호시장에서 의류매장을 하고 있는 오모 (41)씨는 추석경기를 묻는 질문에 넌더리난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여파에 따라 경기가 가라앉은 뒤 지속적인 매출감소로 이제는 임대료를 내기도 벅찬 실정이라고 했다.

특히 이번 추석은 평월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손님 발길에 미리 준비한 명절 선물세트도 팔지 못한다고 털어놓았다.

서울의 영세 상인들이 모처럼 맞은 명절에도 살아나지 않는 경기에 울상을 짓고 있다.

여기다 대형마트의 영업규제가 풀리면서 올 여름 부풀었던 희망마저 산산조각 나는 바람에 박탈감이 더 커졌다.

지난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성북구를 제외한 24개 자치구에서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들이 일요일에도 영업을 하고 있다.

용산구를 제외한 23개 자치구는 행정법원이 지방자치단체의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조치에 대한 취소 판결을 근거로 지난 6월부터 영업을 모두 재개했다.하지만 현재까지 조례 개정안의 의결·공포 등 실질적인 조치를 한 자치구는 종로구와 강서구 등 2곳에 불과하다.

이중 후속 대처가 가장 빠른 강서구도 지난 8월1일 개정안을 공포하고 공청회 등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고 있어 추석 전 영업제한은 불가능하다. 강서구는 지난 8월1일 개정안을 공포하고 공청회 등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고 있다.

실제로 오씨는 인근 E대형마트에서 연일 대대적인 추석맞이 홍보에 나서며 고객을 빼앗아 간다며 한숨지었다.대형마트들은 서울의 각 자치구에서 영업규제 관련조례 마련에 다시 나서면서 오히려 더 적극적인 판촉에 나서고 있다.

강동구는 서울에서 처음으로 대형마트 영업규제를 시행했으나 법원이 패소 판결을 내리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조례 개정을 추진 중이다.

천호시장 상인 김모 씨는 “대형마트들의 영업이 정상화된 이후엔 전통시장을 찾는 시민들을 손에 꼽을 정도”라며 “그나마 기대했던 추석대목도 코앞에 있는 대형마트에 뻬앗기면서 아예 장사를 접는 가게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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