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맞이 다문화 가족 잔치 유감
추석맞이 다문화 가족 잔치 유감
  • 조현정 기자
  • 승인 2012.09.23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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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추석도 서울의 다문화 가족이 광장으로 불려나왔다. 서울특별시새마을부녀회가 지난 18일 추석을 앞두고 개최한 ‘추석맞이 다문화 가족 한국전통 음식 만들기 경진대회’에 참가한 다문화 가족들이다. 대부분 결혼 이주 여성인 다문화 가족이었다.

참가자들은 새마을부녀회원들과 함께 한국 전통음식 만들기를 진행했다. 또 한국노래, 큰절, 한국맵시를 뽐내는 솜씨자랑도 벌였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먼 타국에서 온 외국인들이 우리에게 친숙한 음식 만들기를 배우고 한복 맵시를 자랑하며 우리 가요를 부르는 모습이 나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다문화 가족들을 불러 굳이 우리 것만 가르치려 하는 것까지 칭찬할 수는 없는 문제다. 우리 국민이 해외에 나가 살게 되면 고국 생각이 사무친다고 한다.

특히 명절이 돌아오면 고국에 대한 그리움에 눈물 짓는 해외교포가 적지 않다는 얘기를 흔히 한다. 입장을 바꿔놓고 볼 때 우리나라에서 살고 있는 다문화 가족도 자신들의 고향이 그리울 것이다. 명절을 맞아 그들의 문화를 우리에게 자랑하라고 하는 편이 더 좋지 않겠냐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서로 다른 문화는 제각각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물론 다국적 가족들이 낯선 한국의 문화에 더 빨리 적응하고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지도록 돕자는 차원에서 많은 행사가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천편일률적인 우리 문화 가르치기에 치중하고 있다, 이를 그만두고 다문화 가족들로부터 그들의 문화를 배우는 자리를 마련하면 양쪽 모두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한다.

특히 모처럼 자기 나라 음식을 만들어 한국의 이웃들에게 대접하고 익숙한 춤과 노래솜씨를 뽐낼 수 있다면 다문화 가족은 더욱 행복할 것이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란 얘기는 우리에게 해당한다. 다문화 가족들은 그들 것이 좋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날이 언제쯤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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