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날레로 가을산책 가요!
비엔날레로 가을산책 가요!
  • 정민희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2.09.2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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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무각사 8개의 방에 설치된 우순옥 < 아주 작은 집-무각사(색의 방)

9월이 되니 아침저녁 싸늘한 공기다. 결실의 계절이기도 하고 한해의 후반기로 접어들며 마음 한편 서늘한 기운이 돌기도 한다.

한편 가마솥더위를 이겨내고 자연으로 또 영혼을 살찌우기 위해 전국이 온통 비엔날레로 손짓을 한다. 2년에 한번 가을에 오는 기회이다.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공주 등지에서 열리고 있다.

비엔날레는 2년마다 열리는 국제현대미술제이다. 1895년 이태리에서 최초로 시작되었으며 한국에서는 광복 50주년을 맞이한 1995년에 광주민주정신을 새로운 문화적 가치로 승화하고자 처음 광주에서 열린 것이 ‘광주 비엔날레’로 올해 9회를 맞이했다.

각기 다른 국가의 6명의 여성 큐레이터가 감독이 되어 <Lound Table>이란 주제로 11월 11일까지 광주시내 여러 곳에서 장소적 특성과 광주 정신, 그리고 도시의 흔적을 내포한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서울에서는 2000년 밀레니엄을 맞이하여 ‘미디어시티 서울 2000’이 국제 미디어아트 비엔날레의 시초로 열렸다.

올해로 제 7회를 맞이하여 11월 4일까지 <Spell on You(너에게 주문을 건다)>라는 주제로 뉴미디어아트 분야를 재해석하고 대중에게 21세기 현대미술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자 서울시립미술관과 상암 DMC 홍보관에서 개최되고 있다.

동시대 예술을 중심으로 인문학, 과학적 교류와 통섭을 기반으로 사회적 소통을 유도하며 인간적 삶의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다이나믹한 예술적 흐름을 보여준다.

부산에서는 다소 이른 1987년에 바다미술제가 해운대, 광안리의 바닷가에서 환경미술과 설치미술의 특화된 시도로서 88올림픽을 앞두고 시작되었다. 대중 친화적이고 환경지향적인 설치미술로 스케일을 가진 실험미술의 장이 되어 1995년까지 매년 개최되었다.

2000년 부산 국제아트페스티발은 지금의 부산비엔날레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광주와 마찬가지로 부산시립미술관뿐만 아니라 부산진 역사, 광안리 미월드 등지로 부지런히 다녀야 할 긴 코스이다.

<배움의 정원>이란 주제로 협업을 바탕으로 유기적 관계를 중요시하며 교육적형태가 아닌 참여와 소통의 현장을 실현하고자 준비과정부터 일반인이 볼 수 있도록 개방한다.

또한 대구 사진비엔날레는 2006년 시작되어 제 4회를 맞이했으며, <사진다움 PHOTOGRAPHIC!>이란 주제로 21세기 현대사진예술의 다양한 스페트럼을 제시한다. 예술로서의 사진, 사진으로 보는 예술의 한계를 넘어서 ‘사진다움’이 매체의 한계를 끊임없이 벗어나 도전하고 탐구하는 사진 예술가의 실험정신을 보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그리고 올해 처음 열리는 대전 국제미술제로 과학과 예술이 하나되는 <프로젝트 대전 2012 : 에네르氣>는 과학도시 대전의 이야기를 대전시립미술관을 비롯해 엑스포공원, 대흥동 일대에서 펼친다. 에너지(energy)의 마지막 음절 ‘gy'를 한자 ’기(氣)‘로 표기한 것이 ’에네르기‘이다.

최근 10년간 우후죽순 태어난 비엔날레. 지역마다 문화 경쟁력을 드러내고자 생겨나는 행사로 주최측의 성과주의에 치우쳐 겉핥기식의 행사가 아니라 독일의 뮌스터, 카셀도큐멘타같은 분명한 색을 가진 세계적인 긴 생명의 행사가 되길 바란다.

■이미지 광주비엔날레 재단 제공

▲아이 웨이웨이 프로젝트와 서도호 <틈새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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