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소크라테스 이야기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소크라테스 이야기
  • 송송이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
  • 승인 2012.10.12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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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소크라테스 이야기

아이들이 재미 있는 이야기를 해달라고 한다. 휴~ 두 아이의 엄마는 회사에서 집에 돌아오자마자 계속 떠들어대야 한다.

하긴, 생각해보면, 아이들과 있는 시간은 평일엔 정말 얼마 안 된다. 아침에 7시 반부터 8시 반 정도까지, 둘째는 그나마 회사 어린이집으로 같이 출근하니까 아침 9시 정도까지, 그리고 저녁에는 7시 반쯤부터 잠자기 전 10시 정도까지. 그러니 사실 다 합쳐도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은 하루에 4시간이 채 안 된다. 

그 시간 동안 온전히 아이들에게 집중하면 좋겠지만, 남편과 이야기도 해야 하고, 밥도 먹고 치워야 하고, 아이들을 씻기고 이빨도 닦이고, 책을 읽어주고, 간혹 초등학교 1학년인 첫째 아이가 숙제를 다 안 했다면 옆에서 지켜 봐 주어야 한다. 

말하기 정말 피곤하지만, 온 힘을 다해서 생각해본다. 그러다 최근에 읽은 책 '잊혀진 질문'에 소개된 소크라테스의 일화를 구연동화처럼 이야기해주니, 아이들은 백 번이고 해 달라고 졸라댄다. 녀석들…. 엄마에게 올망졸망 달라붙은 아이들에게 나는 이렇게 이야기해 준다.

“옛날에~ 그리스에~ 소크라테스라는 아주 아주 지혜로운 사람이 있었대. 그 사람은 무척 지혜로워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 열심히 생각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대. 예를 들면, ‘소크라테스! 저는 어떡하면 좋을까요? 저에게 이런 마음이 왜 생길까요?’하고 사람들이 질문을 하면 소크라테스가 ‘그건 이래서 그렇네’하고 대답해 주셨대.

어느 날, 친구가 마구 달려 와서, ‘소크라테스, 헉헉, 내 말 좀 들어보게!’ 하더래… 그런데 소크라테스가 그 친구 입을 막고는 ‘잠깐! 내게 그 이야길 하기 전에 3가지에 답을 해 보게나. 첫째, 지금 자네가 말하려고 하는 게 사실인가?’ 

생각해보니 그 친구는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더래. 그래서, ‘아니’ 하고 대답했대. ‘둘째, 지금 내게 그 이야기를 왜 하려고 하나? 좋은 뜻에서 하는 것인가?’ 그 친구는 역시 생각해보니, 좋은 뜻이라기보다는, 누군가를 험담하려고 했다는 거야. 그래서 역시 '아니' 하고 대답했대.  ‘셋째,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중요한가?’ 생각해보니, 그것도 역시 아니더래. 

그래서 소크라테스가, ‘그럼 내게 말하지 말게. 사실도 아니고, 선의에 의한 것도 아니고, 중요하지도 않은 그런 이야기는 자네와 내 마음을 흐트러뜨릴 뿐일세’ 하고 딱 잘라서 말하지 말라고 했대. 그랬더니 그 친구가, ‘헐~ 짱이다~’ 그랬대! 

또 한 번은, 소크라테스가 어느 날 아무 죄도 없이 감옥에 갇히게 된 거야. 그래서 제자들이 너무 억울해하면서 득달같이 쫓아가서 소크라테스에게 이렇게 말했대.

‘스승님, 스승님, 죄도 없이 감옥에 갇히시다니, 너무 억울합니다!’ 그 말에 소크라테스가 이렇게 답했대.
‘그럼, 너희들은 내가 죄를 짓고 감옥에 들어와야 속이 시원하겠냐?’ 그랬더니, 제자들이, ‘헐~짱이다!’ 하고 돌아갔대~~~~”

재인이와 정원이는 깔깔대고 웃으며 계속 ‘썬글라스’ 이야길 해 달란다. 녀석들… 썬글라스가 아니라 소크라테스인데 말이다!

정말 재미있고 귀엽다. 고전을 이렇게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재미있는 버전으로 지속적으로 이야기해주면, 어느 새 아이들 마음 속에 깊이 새겨지고 뿌리내릴 것 같다. 참으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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