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성(性) 그리고 결혼
사랑, 성(性) 그리고 결혼
  • 우선희 서울기독대학 강사 ․헤드헌터
  • 승인 2012.10.2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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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희 서울기독대학강사·헤드헌터

연애중이거나 아니면 짝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청년이 가지는 일반적이고 소박한 꿈이 있다면, 지식과 정보를 왕성하게 획득하여 탄탄한 직업을 가지고, 사랑하는 이성에 대해 더 깊은 사랑을 가꾸고 싶은 것입니다.

즉 청년의 성장통은 학업, 직업뿐만 아니라 사랑과 성(Love and sex)에 많은 부분 몰려 있습니다. 사랑이 깊어지면 스킨십을 나누며 정체감을 공유하는 책임과 권리를 서로에게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수많은 남자와 여자 중에서 단 한 사람의 동반자를 맞아 주변 사회로부터도 독점적으로 인정받는 한 지체가 되고 싶어지지요.

전쟁의 북새통에서 두려움과 고통을 위로하며 사랑을 가꾼 세대가 있었나 하면 세 든 집에서도 한 뼘 뜰에 채송화 씨앗을 뿌리며 작은 꽃을 반가워하는 부부의 여정도 있었습니다. 단칸방에서 출발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으며 오히려 무탈하게 성인이 되도록 도와주신 부모님과 스승, 그 밖의 어르신들께 감사하고 겸손한 마음이던 것이 자연스러웠습니다.

산업화를 거치면서 돈의 위력이 커지자 혼수품에 값비싼 물건이 끼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젊은이가 제 돈으로는 도저히 살 수 없는 귀금속, 모피, 핸드백이 거론되는 것은 물론이고 나중에는 집 열쇠와 같은 열쇠가 등장했습니다. 시대에 따라 풍습도 달라진다 하지만 아름답고 귀한 혼례라고는 보기가 어렵습니다. 독립의식에 부모님을 무겁게 의존했기 때문입니다.

유명인이 아니라도 간혹 입이 벌어지는 혼사를 치르는 것을 주변에서 흔히 볼 것입니다. 식의 행사에서부터 시작하여 결혼 선물과 신혼여행, 잘 마련된 주거까지 완벽한 출발을 하는 경우를 접하기도 합니다.

남이 많이 가진 것 좋은 것을 가진 것을 굳이 삐딱하게 볼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너무 기가 죽거나 부러워할 필요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 매 달 88만원씩 돈을 모아 일 억 원을 모으려면 113개월 정도가 걸리고 이는 대략 9년 6개월에 해당합니다.

이자를 계산에 넣지 않기는 하였지만 그렇다고 하여도 이렇게 오래 걸리는 큰돈입니다. 이런 돈보다 큰 금액을 들여 치르는 결혼의 과정에 들어가는 경비가 과연 어디서부터 오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면, 감탄하는 마음이 들기보다는 안타까움이 듭니다.

현대에도 영향을 미친 에릭슨의 견해를 빌리면, 청년의 시절에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친밀감을 충분히 쌓습니다. 특히 배우자를 맞아 정체감을 나누어 사랑과 보호와 헌신을 익히며 이런 것을 기반으로 다음의 시기로 넘어가는 것이지요. 다시 말해 모든 면에서 진행형의 경로에 있는 분들이니, 아직 다 갖추지 못한 것은 정상적이고 역동적입니다.

자유연애를 하며 개인의 자유분방한 선택은 매우 독립적인데 비해 이를 뒷받침해야하는 재정적인 현실에서는 날이 갈수록 부모님의 덕을 보려는 현상이 짙어져 왔습니다.

이제 ‘누가 어떻다더라.’에 너무 솔깃하지 말면 좋겠습니다. 세태가 이렇다하는 데에 끌려가지 말고 건강하고 자신 만만한 새 세태를 만들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아무래도 그것이 청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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