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는다고 꿈이 없으랴
말하지 않는다고 꿈이 없으랴
  • 우선희
  • 승인 2012.11.0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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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희 서울기독대학강사·헤드헌터

도전, 용기, 에너지, 활기, 열정, 변화. 듣기만 하여도 설레는 청년의 수식어입니다. 이 속성은 세월을 거치면서 사람들이 누적적으로 인정해 온 청년에 대한 공통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세계적인 불황은 전 세계 청년들을 발목잡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학력인플레, 실업, 고물가저성장, 불확실, 스펙, 정체감의 혼돈, 좌절과 재기 불능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삶은 앞으로 나아가야만 하군요.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일을 해야 먹고 산다.(Jobs pay the rent.)”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청년에게 취업은 현실적으로 절실하고도 기초적인 부분입니다. 우리의 경우 최근 통계로 청년 실업률이 8.2%인데 일반 실업률 3.8%보다 두 배정도 높고, 체감 실업률이 22.1%라고 하니 기초적인 사회 생리적 욕구의 성취도 팍팍합니다.

어려울수록 나 자신을 먼저 수용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 중에 내면에 숨은 양가적(兩價的) 자기 역동을 받아들이며 긍정적으로 생애경로를 만들어 가는 것은 특히 중요합니다.

달라이 라마로 알려진 종교인이자 철학가이자 정치인이며 노벨상 수상자이기도 한 텐진 기야쵸는 1959년 3월에 중국이 자신이 살고 있는 티벳 궁전을 대포로 공격했을 때, 일반 병사로 분장을 하여 후문으로 빠져 나와 망가진 도시와 자신을 보면서 공포(fear & anxiety)를 느꼈답니다. 동시에 안도감과 자유(relief and liberty)를 느꼈다고 하지요.

양가성은 불완전한 우리 누구나가 가진 것이므로 흑백으로 경도될 필요도 없고, 남의 것에 끌려 다닐 필요도 없는 내면적인 지지이므로 기회주의와도 구분된다 하겠습니다. 괴로운 것을 토로하면서도 희망적으로 균형 잡는 능력이기도 합니다.

자기를 개발하며 진로를 탐색하는 과목의 세션에서, 나는 자신을 존중하고 아끼는 강조를 자주 합니다. 다소 황당한 에세이를 시험에 포함했는데, 살아오면서 겪었던 나쁜 일을 하나 꼽아 이것을 통해 무엇을 배웠고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 지를 정리하는 것과 스스로가 가장 멋진 때는 언제였는지를 기사화하고 당시의 느낌과 교훈을 적는 것이었습니다.

때 묻은 사람들이 도저히 쏟아낼 수 없는 정직하고 당당한 자기 고백이 있었고, 과거와 현실을 수용하며 꿈과 진로를 그려가는 건강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무거운 장애물들로 인해, 삶의 진척에 애로가 많아도 살아갈 길을 찾아 건전하게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젊은 분들이 답답해 하고 실망하고 어려워합니다. 불만도 많고 분노도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묵묵히 내면으로 꿈을 키우며 앞으로 나가고 있으니, 얼마나 훌륭한지 모릅니다.

과대 포장하여 요란스럽게 과시하는 무리들이 있는 세상에서 겸손하고 소박한 꿈을 향해 절실히 노력하는 여러분들이 돋보이고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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