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형 '창신동 라디오' 운영자
조은형 '창신동 라디오' 운영자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2.11.2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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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로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꿈꾼다”
▲ 라디오 장비를 손보고 있는 조은형 씨(왼쪽)

조은형 씨는 창신동에서 주로 활동한다. 정확히는 창신동에서 영상, 라디오 제작 등 미디어 활동을 한다. 얼마전까진 지역의 해송지역아동센터에서 교사로 일했지만 지금은 ‘생계’를 위해 영상 관련 일을 하고 있다.

언제까지나 ‘생계’를 위한 것으로 기회가 되면 미디어 활동을 위해 다시 창신동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지금도 창신동과 아예 연을 놓은 것도 아니다.

조은형 씨는 지금 지역 라디오 방송인 ‘창신동 라디오’ 운영자로 일하고 있다.
다큐 제작에 관심이 많았던 조 씨는 한겨레문화센터에서 배운 솜씨로 틈틈이 공부방 아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특히 공부방 센터장의 배려로 수요일은 온전히 다큐 제작에 몰두할 수 있었다.

그런 작업 끝에 나온 작품이 ‘같이가면’이란 작품이다. 동생을 마중 나가는 언니의 일상을 담은 이 다큐는 2009년 한국방송공사 ‘열린채널’에서 방영되기도 했다. 그는 “공부방 교사로서 아이들과 늘 같이 있다 보니 격의 없이 촬영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친밀감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다큐 등 미디어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다른 방법을 고민하던 중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마을 미디어’ 공고가 눈에 띄었고 뭔가 다른 방식을 고민하던 조 씨는 ‘이 때다’ 싶어 응모해 올해 봄에 선정됐다. 조 씨가 제안한 사업은 라디오였다.

그는 소규모 봉제 공장이 많은 창신동 지역엔 라디오가 적합하다 생각했다. “창신동엔 밤 늦게까지 좁은 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 분들에겐 라디오가 적합할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주민들이 출연은 물론 직접 제작에도 참여하는 것이지요. 동네 사람들이 만드는 동네 라디오인 것이지요.”

조 씨는 ‘창신동 라디오’ 1기 참여자를 모집하고 관악공동체 라디오인 ‘관악FM'의 도움도 받아 라디오 교육을 진행했다. 그는 ‘창신동 라디오’ 운영자로 활동하면서 아직도 1기 참여자들이 미디액트에서 처음 녹음하던 때를 잊지 못한다.

“처음 녹음하는 날 참여자들 대부분이 발갛게 상기됐고 긴장도 하시더라구요. 어떤 분은 라디오 녹음인데 미장원에서도 다녀 오시고요. 다들 정말 설레하고 재미있어했습니다.” 조 씨는 그 중에서도 13세에 상경해 그때부터 봉제일을 한 자신이 부끄럽게 여겼던 자신의 삶을 당당히 밝힌 한 아줌마가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그는 “그 아주머니는 그 ‘고백’을 한 후 웃음도 찾으시고 무척 당당해 지셨다”며 라디오 제작이 단순한 라디오 프로그램 제작인 아닌 개인의 삶을 변화시키고 마을의 모습을 변화시키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창신동 라디오’는 지역의 청남교회가 흔쾌히 마련해 준 공간에, 또 지역 주민이 모금해 준 자금으로 라디오 녹음실을 마련했다. 이 녹음실에서 녹음을 해 인터넷 팟캐스트로 올리고 있다. 라디오라 전파를 타야하지만 주파수 등록, 장비 마련, 편성, 제작 등 갈 길이 아직 멀어 현재는 팟캐스트 제작에 집중하고 있다.

조 씨는 “일반 라디오처럼 주민들의 이야기도 들려주고 노래도 들려주는 방송을 하고 싶다. 거기에 주민들이 중창단을 만들어서 노래를 녹음해 틀어주면 더 좋겠다”고 말했다. 창신동 중창단은 조 씨의 또 다른 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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