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초겨울 추위 녹이는 김근태 추모 열기
문화계, 초겨울 추위 녹이는 김근태 추모 열기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2.11.2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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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국제학술심포지엄 이어 22일 전기 소설 출간, 고문 재연 영화 개봉
▲ 11월 말 문화계가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추모하는 작업을 일제히 선보였다. 사진은 영화 ‘남영동 1985’의 한 장면.

연말, 문화계가 고(故)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사진)의 삶을 반추하는 작업에 나섰다. 먼저 고인과 한국의 민주주의를 조명하는 학술심포지엄이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 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지난 9월 개소한 우석대 김근태민주주의연구소는 이날 ‘김근태와 한국의 민주주의’를 주제로 한 국제 학술 심포지엄을 열었다.

주제발표에 나선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는 “고인은 1965년 한일굴욕외교 반대시위 참여 이후 생을 마감하기까지 46년간 한국 민주주의의 최일선에 서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송두리째 바친 진정한 민주주의자”라고 평가한 뒤 “2012년 대선 승리는 고인이 평소 주장했던 ‘민주대연합’의 구축을 통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종원 일본 와세다대 교수는 김 전 상임고문의 동북아 평화구상을 설명한 뒤 이명박 정부 외교정책에 일관된 전략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창곤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장은 복지부장관을 역임한 김 전 상임고문의 업적과 한계를 살폈다.
이어 22일 소설가 방현석은 고인의 민주화 운동 궤적을 다룬 소설 ‘그들이 내 이름을 부를 때’(이야기공작소. 376쪽)를 22일 펴냈다.

작가는 김 전 상임고문에 대한 꼼꼼한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고인의 어린 시절부터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받는 시기까지를 다뤘다.

주인공 김근태는 실명으로 등장하지만 주변 인물이나 사건은 실제와 허구를 섞어 소설로 재구성했다.
고인의 부인인 인재근 민주통합당 의원은 “방현석 작가가 김근태 씨에 대해 소설을 쓴다고 했을 때 혹시라도 그 사람을 너무 크게 과장한다든지 그럴까 봐 조금 걱정스러웠지만 생전 소탈하고 다정하면서도 고집스럽던 그 모습으로 김근태가 내 앞에 뚜벅뚜벅 걸어 왔다”고 했다.

같은 날 1980년대 군사정권이 벌인 고문의 실태를 고발하는 영화 ‘남영동 1985’가 22일 전국 개봉관에서 첫 상영에 들어갔다. ‘남영동 1985’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제외한 대선 후보들이 시사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영화는 고 김 전 상임고문이 고문의 기억을 중심으로 펴낸 자서전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영화는 남영동 경찰청 대공분실에서 22일간 진행된 끔찍한 고문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배우 박원상이 민주화운동가 ‘김종태’로 분해 고인을 재연하고, 이경영이 고문기술자 ‘이두한’으로 나와 고문경찰관 이근안을 연기한다.

고문 후유증과 뇌정맥혈전증 등으로 투병해오다 지난해 12월 30일 64세를 일기로 타계한 김 전 상임고문은 ‘민주화의 대부’로서 정치권과 시민사회에 큰 족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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