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캐럴
크리스마스 캐럴
  • 우선희 서울기독대학 강사
  • 승인 2012.12.2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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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희 서울기독대학강사·헤드헌터

여러분은 어린 시절에, 붉은 코가 반짝이는 루돌프 사슴이 끌어 주는 썰매를 타고 온 산타 할아버지가 예쁘고 반가운 선물을 놓고 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착한 기도를 한 적이 있었겠지요.

우리가 예수의 탄생을 신앙으로 받아들이건 아니건 간에 크리스마스는 전 세계를 들뜨게 하고 꿈꾸게 하며 따뜻한 휴머니즘을 상기시키는 성스러운 날이 틀림없습니다.

며칠 전에는 연주가 좋은 크리스마스 캐럴을 소개를 받고 그것들을 듣게 되었습니다.

을씨년스러운 겨울 길거리가 달리 보였고 외투 속으로 몸을 웅크리며 칼바람을 맞는 우리의 모습이 소망스러웠습니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사랑과 동화와 기적을 꿈꾸는 사람들의 마음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이 맘 때에 빠지지 않고 연극에서, 동극에서 혹은 뮤지컬에서 등장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찰스 디킨스가 탄생시킨 구두쇠 영감 ‘스크루지’입니다.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은 ‘스크루지’를 통해 악착같이 사는 이기적인 삶이 얼마나 헛된 것인지를 되돌아보게 해줍니다. 더불어 많이 가지게 된 사람이 덕을 갖추려면 어떻게 처신해야하는지의 롤 모델도 제시해 줍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선물이 오가고 특별한 외식을 하게 되고 축복을 나누게 됩니다. 그런 풍성한 장면이 있는 바로 때에 더 외롭고 더 추워서 더 배고픈 사람도 있기 마련입니다.

여러분은 어린 시절부터 열심히 공부하기를 요구 받아 왔었고, 그래서 더 좋은 지위에 앉아서 더 많은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도록 끊임없는 경쟁에 노출되어 지냈습니다. 아직도 여러분은 그 과정 속에서 최선의 노력을 바치고 있을 것입니다.

그 치열한 헌신과 몰입을 할 때에, 혹시 여러분은 왜 나에게 그런 자격이 부여되어야 하는지, 다른 사람이 아닌 꼭 내가 더 많은 것을 가져야 하는 그 의미가 무엇인지를 고민해 보시는지요. 혹은 평생을 흘릴 눈물을 어린 시절에 이미 흘렸거나, 비관하거나 더 분발하는 분은 계시지 않는지요.

나는 크리스마스가 지극히 감성적이고 따뜻한 기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동시에 나는 이 시즌에 역설적으로 냉정히 돌아가는 인생의 권한과 책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어린 아이면 아이인대로, 어른이면 어른인대로, 소시민이면 그런대로, 혹은 영향력이 큰 공인이면 공인인대로, 어찌 보면 우리는 그 자격에 합당한 권한을 누리며 행사합니다. 그러면서 기꺼이 지불해야할 책임에 대해서는 가리고 싶어 합니다.

자식을 방기하는 부모가 어떤 이유에서도 이해되기 힘들 듯이, 아파하고 추워하는 사회의 일각에 대해 등을 돌리며 네 탓이라 하는 독선적인 어른들과, 그것이 성공이라 여기며 그 방향으로 달려가려는 젊은 분들은 스스로 축소시킨 사회적 책임에 대해 궁극적으로는 스스로 책임이 있습니다.

잠시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에 나오는 주인공이 되어서 세상을 다시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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