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 남은 과제
대선 후 남은 과제
  • 이종훈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2.12.2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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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나라를 뒤흔든 광풍과도 같은 대통령선거를 치른 후, 승자는 승리를 만끽하고 있을 것이고, 패자는 참담함에 젖어 있을 이 때, 과연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자 한다.

우선 승자인 박근혜 당선인은 선거운동기간동안에 보여줬던 공약들을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특히 현재 어려운 경제현실에 직면해 있는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책에 초점을 맞춰, 50대 이상 유권자들의 표심에 부응함이 온당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기존 순환출자를 해결치 않겠다는 태도는 일부 대기업의 기득권을 부당하게 옹호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양극화와 부익부빈익빈이 심화된다면,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는 것이 되고, 이는 큰 국민적 저항을 밟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측근비리를 근절해야 할 것이다. 선거기간 중 특정 선대위원장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특정 대기업에 한국정책금융공사를 통해 4000억 원이라 엄청난 자금을 지원한 사실은, 이 기업이 잘못된 부동산투자로 인해 위험에 처해있는데 국민의 세금으로 버티게 해 주었다는 점에서 왜 주거래은행을 중심으로 워크아웃이라는 제도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러한 원칙적이고도 기본적인 방법을 사용치 않았는가라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는 바, 그렇게 될 경우 또한 심각한 문제를 초래케 될 것임을 언급하고 싶다.

인사는 만사다. 그런데 야당을 근거 없이 마구잡이로 비난했던 사람을 중용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제발 극단적이지 않았던 사람들 중에서 실력이 검증된 청렴한 사람을 중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결국 정치란 책임이며 주도적으로 나라를 이끌면서 그러나 패자를 지지했던 국민을 인정하며 박 당선자가 말했던 어머니 같은 마음으로,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모든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격려를 해 줄 수 있는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

다음으로, 패자인 문재인후보측에 말하고 싶다. 민주주의란 기본적으로 국민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국민의 뜻이 이론적으로 옳던 옳지 않던, 지도자는 국민의 뜻에 따라야 하는 것이고, 국민의 선택을 바꾸지 못한 책임 역시 지도자가 짊어져야 하는 것이다.

자신이 아무리 상대방보다 객관적으로 더 옳았더라도, 선거의 패배를 통해 나타난 결과적인 한계를 철저히 통감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려놓아야 한다. 나만이 해 낼 수 있다는 아집, 우리 세력만이 집권해야 한다는 독선을 버리고, 진정한 대의의 바다로 나가야 한다. 그럴 때만이 국민이 다시 선택을 해 줄 것이다.

말로만 패배를 인정하지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행동으로 표출되는 반성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이는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부당한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하는 것은 패자도 예외일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고 이기고를 떠나, 단일화 과정에서 나타난 불협화음은 야권후보의 신뢰성에 흠집을 내기에 충분했으며 이에 대한 국민의 불안이 선거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으리라고 생각한다.

진보는 보수보다 더한 개혁과 변화의 몸부림이 필요했음에도 이를 뛰어넘지 못한 것이 문제였으리라.
그러나 패자를 지지했던 국민은 그 패배가 한 개인의 패배가 아닌, 한 특정집단의 패배가 아닌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참다운 세상, 중산층과 서민이 진정으로 중심이 되는 세상을 위한 열망을 포기할 수는 없다.

아무리 좌절하더라도, 아무리 나락에 떨어져 허우적대더라도 결국에는 다시 일어나 우리의 꿈을 다시 펼칠 세상을 꿈꾸게 될 것이다. 이것을 이룰 수 있는 새로운 지도자, 구태에 물들지 않은 지도자를 절실히 바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세상은 경쟁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공정한 경쟁을 했다면, 패자는 승자를 축하해 주고, 승자 역시 패자를 보듬고 나갈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만 한다. 그 길 만이 진정으로 우리가 나아가야만 할 세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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