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회화, 스테인드 글라스
빛의 회화, 스테인드 글라스
  • 정민희
  • 승인 2012.12.2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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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광호_여인 Woman_glass painting on float glass_150×100cm

중세시대의 대표적인 고딕건축인 독일 쾰른성당에 가면 찬란한 색유리 창을 통해 신비한 영적 체험을 하게 된다. 파리의 노트르담성당 역시 약간 어둑한 공간에 빛을 쏟아 붓는, 일명 장미창을 통해 종교를 초월해 황홀경에 이르게 된다.

이처럼 ‘빛’의 개념은 과거 신과 인간세상을 연결해주는 통로이자 영적인 존재로 여겨졌다. 중세 때는 아름다움의 근원이었으며, 질서와 가치의 원리가 되었다.

유럽의 긴 역사에 반해 한국의 스테인드 글라스 역사는 1898년 명동성당에사 시작, 이제 100년을 넘어섰다. 1892년 중림동 약현성당을 비롯, 대구 계산동 주교좌성당 등이 한국 초기 교회건축 형태들이다.

스테인드 글라스 제작방법은 다양한 색채의 유리를 잘라서 그것을 납틀에 끼워 넣어 용접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고전적인 방법을 뛰어넘어 이미지의 배경 색상까지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는 친환경적 기법 ‘아트 스테인드글라스 네거티브 레이어 기법’으로 특허를 따낸 예술가가 있다.

▲ 방혜자_빛의 보표 Portees de la lumiere_Glass painting on float glass with 2 layers_150×112.5cm
바로 예술가 신부이며 독일 뉘른베르크 대학에서 유학하고 가톨릭대 조형예술대학 학장을 역임한 조광호 신부다.

조 신부의 작품은 1990년대 이후 부산 남천주교좌성당의 60미터나 되는 유리화를 비롯해 최근 리모델링한 구 서울역사 ‘문화역서울 284’의 로비 천장, 합정동 절두산 성지 옆에 위치한 당산철교 구간의 대형벽화 등이다.

조 신부는 스테인드글라스의 영역을 성당 벽에 국한된 갇힌 종교예술을 뛰어넘어 다양한 건축과의 융합으로 확장했다.

교회건축뿐 아니라 불교사찰, 일반주택, 도서관, 미술관, 학교, 공항, 병원, 관공서 등의 공공건물과의 조화로운 호흡을 추구한다. 스테인드 글라스를 빛과 색으로 연출된 회화로 확대해나가는 것이다.

한국인의 정서에 부합되는 빛의 예술로 사람들로 하여금 마음으로 깊이 파고드는 또 다른 초월적이며 상징적 체험의 예술적 가치를 유리화에서 느껴보길 바란다.

■ 창(窓), 빛의 캔버스가 되고 달빛 드리운 한 폭의 그림이 되다 - 방혜자, 조광호 스테인드 글라스展. ~12월 28일까지. 노암갤러리 720-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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