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좀 자자! 밥 좀 먹자!”는 과학적으로 타당하다!
“잠 좀 자자! 밥 좀 먹자!”는 과학적으로 타당하다!
  • 김태정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정책위원장
  • 승인 2013.01.1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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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정 평등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정책위원장

서울학생인권조례가 시행 된지 1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학생인권은 학교 현장에서 겉돌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학생인권을 유린하는 근본 원인인 대학서열체제와 입시경쟁교육이 엄존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학생인권에 대한 오해는 물론 악의적인 왜곡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학생인권에 대한 악의적인 왜곡을 하는 이들은 학생인권을 보장하면 학업성취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일례로 이들은 0교시와 야간자율학습 폐지는 일부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들의 칭얼거림 정도로 폄훼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과학과 교육에 대한 무지의 소산이다. 오히려 수면부족이 학업능력과 감정 조절능력에 현저히 악영향을 미치며 특히 이른 등교는 아침 식사를 못 먹거나 부실하게 섭취해 결과적으로 뇌 활동에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다.

현대 뇌과학의 연구 성과에 의하면 십대 청소년들은 성인과는 달리 최소 9시간 15분 이상을 자야한다.
이는 청소년의 뇌가 변화 중에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으로 십대 청소년들은 보통 11시가 되어야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이 분비된다.

또 잠이라는 휴식을 통하여 뇌 세포가 활발히 재편성된다. 신경세포와 신경세포의 접합인 ‘시냅스’ 형성도 수면시간 중 많이 일어나며 수초화라고 불리는 대뇌피질의 발달과정도 수면시간의 확보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역설수면이 기억력과 학습을 강화

특히 수면의 5단계 중 하나인 REM(rapid eye movement sleep) 수면 시에는 뇌파가 깨어있을 때만큼이나 활발하다고 한다.

REM수면은 역설수면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각성상태에서 기억에 관여하는 뇌의 ‘해마’ 같은 구조가 역설수면 단계에서 더 활성화된다고 하며, 또 역설수면이 기억력과 학습을 강화하는 것과 장기기억에 중대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또 일부 실험결과는 잠을 충분히 자는 사람이 그날 배운 외국어 단어나 수학공식을 더 잘 기억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잠을 자면서 뇌가 이미 들어온 정보를 효과적으로 갈무리한다는 논리이다

뇌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십대들에게 수면이 지나치게 부족할 경우 사고력과 감정을 제어하는 능력이 동시에 손상될 수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수면부족은 호르몬의 전반적인 기능장애를 만든다. 그중에서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상승을 유발하고, 포도당 처리기능을 저하시키는데 이는 비만과 당뇨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아침밥 먹으면 학습능력 향상에 도움

한편 학생들의 수면시간을 보장하기 위하여 등교시간을 늦추게 되면 곧 아침밥을 먹을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된다.

그리고 이는 학습능력의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뇌는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이다. 뇌의 무게는 몸무게의 약 2%에 지나지 않지만 에너지 소비량은 전체의 20%에 육박한다.

만일 뇌에 필요한 영양소인 포도당과 단백질, 지방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면 뇌 활동은 지장을 받는다. 공복 때에 사고력이 흐려지는 것도 이 때문이며 각종의 실험 결과에 말해주 듯, 아침밥을 먹는 것은 활발한 뇌 활동에 필수적이다.

이런 이유로 유럽은 물론이고  미국의 일부 학교에서도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의 충분한 수면을 위해 등교시간을 늦추고 있다.

결국은 학생들이 충분한 잠을 잘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학습능력을 향상시키게 될 것이며 그 자체로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것이된다.

학생인권은 “있으면 좋고 없으면 마는” 그런 당위적인 것이 아니다.

그렇다! “잠 좀 자자! 밥 좀 먹자!”는 그 자체로 과학적인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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