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로 전락한 '디자인 가판대'
'애물단지'로 전락한 '디자인 가판대'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3.01.2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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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환진 시의원 "오 전 시장의 졸속행정 때문"
▲ 서남물재생센터에 보관중인 가판대[사진 제공=장환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재임 시 ‘디자인 서울정책’의 하나로 추진해 도입한 ‘디자인 가판대·구두수선대(가판대)’ 2620개 중 수백개가 철거되거나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립공원관리공단 등이 임대해 재활용하는 가판대도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예산 사정에 의해 무상으로 전환 됨에 따라 ‘디자인 가판대’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서울시의회 장환진 위원장(도시계획관리위원회, 민주통합당)에 따르면 오 전 시장이 2009년 1월부터 2010년 3월까지 198억 원을 들여 2620개를 교체한 가판대가 2013년 1월 15일 현재 244곳의 가판대와 구두수선대가 철거되거나 창고에 방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 위원장이 서울시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가판대 224곳이 교체 2~3년 만에 허가가 취소돼 문을 닫았다. 이 허가 취소된 가판대 224개는 서울시 서남물재생센터와 자치구 창고에 보관 중이거나 거리에 방치되고 있는 게 125개였고 나머지 119개는 국립공원관리공단·자치구 등에서 임대해 재활용하고 있다.

가판대 취소 내역을 보면 2011년 107개, 작년 122개가 취소돼 매년 100개 이상이 취소됐고 올해만도 15일 현재 15개가 허가 취소됐다. 재활용 중인 119개의 신형가판대를 재활용처별로 보면 자치구와 산하기관(63개)이 가장 많고, 이어 국립공원관리공단(30개), 서울시와 산하기관(26개) 순이다.

장 위원장은 이렇게 허가취소와 방치가 많은 것은 “오 전 시장이 재임 중 가시적 성과에만 연연해 기본적인 수급계획조차 세우지 않고 추진한 ‘주먹구구식’ 졸속행정 때문”이라며 “시가 거리미관 개선이라는 미명하에 가판대나 구두수선대 등 보도상영업시설물을 계속 인위적으로 감축하려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임대도 무상으로 전환

시는 매매나 양도 혹은 전대한 경우, 운영자가 사망한 경우, 장사가 안 돼 운영자가 스스로 운영을 포기할 경우, 벌점이 100점 이상일 경우 등에는 점용허가를 갱신해주지 않고 있다.

지난 2010년 이후 허가취소된 가판대 244개의 허가취소사유를 유형별로 보면 ▴장사가 안 돼 업주가 스스로 운영을 포기한 경우가 180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재산 2억 원 초과 26건 ▴운영자사망, 행방불명 등(16건) ▴불법 전매전대(11건) ▴벌점초과로 인한 삼진아웃(9건) ▴이전거부(2건) 순으로 나타났다.

시는 거리미관·시민 보행 환경 개선을 위해 단계적으로 감축하겠다는 입장으로 철거한 가판대는 국립공원관리공단 등에 임대해 재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존에 국립공원관리공단에 유상으로 임대한 신형가판대(17개)는 시가 형평성을 이유로 작년 12월부터 무상으로 전환했다.

시는 가판대 재활용 수요 조사를 했으나 국립공원관리공단 외에는 사용 의사가 없었고 국립공원관리공단마저 예산이 없다고 반납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장 위원장은 “가판대를 계속 줄이겠다는 시의 방향이 바뀌지 않는 한 더 많은 가판대가 철거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따른 혈세 낭비 지적도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현행 수급계획을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해서 현실에 맞는 수급계획을 조속히 세우고, 허가취소 된 신형가판대의 매각 처리 등 처리계획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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