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재 (주)대지를 위한 바느질 대표
이경재 (주)대지를 위한 바느질 대표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3.02.01 1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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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 정말 필요한 곳을 위한 디자인’

이경재 대표(사진)가 꾸리는 (주)대지를 위한 바느질은 획일적이고 쉽게 소비되는 웨딩드레스, 부케, 음식 등의 결혼식 문화를 지양한다.

(주)대지를 위한 바느질은 친환경 소재로 만든 웨딩드레스, 뿌리가 있는 부케, 콩기름과 재생 종이로 만든 청첩장 등을 만든다.

그러나 그가 진짜 만들고 싶은 결혼식 문화는 획일적인 웨딩드레스, 1회용으로 버려지는 부케, 정신없는 피로연, 50분마다 똑같이 찍어내는 결혼식이 아닌 내 이야기가 담긴 하나뿐인 웨딩드레스, 뿌리내리는 부케, 천천히 같이 나누는 소박한 음식이 있는 친환경적이고 스토리가 있는 결혼식이다.

그의 이런 지향은 웨딩드레스로 상징되는 소비적 결혼식 문화와 의류 산업의 문제점에 대한 인식에서 시작했다.

가치 심어주는 결혼식으로 건강하게

이 대표는 “한국의 결혼식 문화가 대단히 소비적이고 획일적이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미디어도 한 몫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로 배우 김남주 씨가 결혼식 때 입은 디자이너 베라왕이 디자인한 ‘베라왕 웨딩드레스’는 2500만 원 정도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이 대표는 “그런 배우들은 재력이 돼서 입을 수 있지만 이걸 미디어에서 너무 ‘홍보’하며 이게 최고인 것처럼 소비를 조장한다”고 꼬집었다.

자연히 ‘따라하고 싶은’ 욕구도 생기고 고가의 제품을 카피한 비슷한 제품이 나오며 비싼 결혼식 문화를 조장한다는 것이다. 그는 결혼식 업체의 ‘패키지’ 상품도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필요가 없는데도 하나로 묶여서 진행돼 다른 선택권이 없다보니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가치를 심어주는 결혼식이 더 좋다. 건강하게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야기가 있는 디자인을 강조하는 그는 웨딩드레스를 디자인할 때 주문자의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가 담고 싶은 이야기, 표현하고 싶은 마음을 얘기하면 그는 웨딩드레스에 담아 디자인을 한다.

그래서 그는 “디자인은 신부가 하는 것이고 나는 그것을 표현해 주기만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의 웨딩드레스가’ 나오는 것이다.

“관심 가지니 보이더라”

이 대표가 처음부터 결혼 관련 사업을 구상한 것은 아니다. 2006년 대학원 재학시 개인전을 위해 옥수수 전분 등으로 만든 웨딩드레스를 디자인해 전시한 걸 보고 한 여성이 주문을 했다.

이어 조금씩 주문량이 늘었고 부케나, 사진 등 다른 영역까지 하게 되면서 일이 커지고 ‘팀’을 구성하게 됐다. 그러던 어느날 주문자가 세금계산서를 요구했고 ‘순전히’ 세금계산서 발행을 위해 처음으로 사업자등록을 했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2010년 사회적기업 (주)대지를 위한 바느질을 설립했다.

“관심을 갖고 보니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디자인이 진짜 필요한 디자인 불모지를 위한 디자인을 할 겁니다.”

의류 디자인의 친환경적 요소를 강조하는 그는 최근 웨딩 관련 사업 외에 환자복, 유니폼 등도 제작하고 있다. 그는 옷에서 친환경적인 면을 고민하다보니 병원의 환자복도 친환경적인 요소를 도입했다.

그는 “환자복이 다 똑같은데 누가 입고 싶겠냐? 가장 건강해야할 소아환자의 환자복도 그렇지 못하다”며 친환경적인 건강한 원단을 써서 만들었다. 이 대표는 “디자인이 정작 필요한 곳에는 디자인이 없더라. 디자인 불모지에 들어가서 디자인을 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최근 ‘마을 결혼식’을 구상하고 있다. ‘스토리가 있는 결혼식’을 구상해도 공간 마련이 쉽지 않아 관공서를 ‘공략’한 것이다.

‘마을 결혼식’은 마을의 이웃들이 함께하고 지역의 업체들이 참여하는 결혼식으로 꾸려 마을이 함께하는 결혼식을 진행할 예정으로 성북구와 논의 중에 있다. 이 대표는 9월 중에 진행할 듯 하다고 전했다.

(주)대지를 위한 바느질이란 이름은 2006년 개인전 당시 작품 주제였던 것을 사회적기업을 등록하면서 그대로 썻다.


(주)대지를 위한 바느질
주소: 서울시 성북구 성북동 183-4번지
전화: 070-8840-8826
홈페이지: ecod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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