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역사 제주 4·3사건이 영화 한 편에 담겨 다시 살아났다.

제주 4·3사건을 다룬 오멸(42) 감독의 영화 <지슬>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열린 제29회 선댄스영화제에서 ‘월드 시네마 극영화(드라마틱)’ 부문의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선댄스영화제는 세계 최고의 독립영화축제로 꼽힌다. 영화제는 미국 영화와 외국 영화(월드 시네마)로 초청작 부문을 나누고 다시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부문 등 4개 부문을 심사한다.

이번 <지슬>이 받은 심사위원대상은 각 부문에 걸친 최고의 작품에 주는 상이다. 한국영화가 선댄스영화제 극영화부문 경쟁부문에 초청돼 최고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 한국 작품은 2004년 김동원 감독의 <송환>이 월드 시네마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특별상인 ‘표현의 자유상’을 수상한 바 있다.<지슬> 은 4·3사건을 배경으로 한 극영화이다.

1948년 11월 미군정은 ‘제주 해안선 5㎞ 밖의 모든 사람을 폭도로 간주하고 무조건 사살하라’는 소개령을 내렸다.

영화는 제주에 불어 닥친 민간인 학살의 과정을 앵글에 담아낸다. 참혹한 현실에도 순박한 마을 사람들이 산 속 동굴에 숨어 감자를 나눠먹으며 집에 두고 온 돼지 걱정을 하는 모습을 따뜻하게 담았다.

‘지슬’은 감자를 뜻하는 제주 방언이다.
<지슬>은 지난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넷팩상, 시민평론가상, 한국영화감독조합상, CGV무비꼴라쥬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