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이명박 대통령이 해야 할 일
서울시민 이명박 대통령이 해야 할 일
  • 서울타임스
  • 승인 2013.02.0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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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퇴임이 며칠 남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퇴임 후 서울에 개인사무실을 내고 활동 거점으로 삼을 거란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정가에서는 개인사무실 위치까지 거론된다.

현재 유력한 후보지는 강남구 삼성동 등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삼성동이 아니더라도 이 대통령은 퇴임 후 서울시민이 된다.

이 대통령은 논현동 사저에서 사무실로 출퇴근하며 녹색성장 전파와 4대강 사업 연구, 민간외교 지원 등의 일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세계에서 자신만큼 일을 많이 한 대통령이 없다고 했다.  퇴임 후에도 일 많이 하는 전직 대통령으로 남겠다는 속내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에서 물러날 때는 오후 5시까지 일했지만 이번에는 밤 12시까지 잠을 안자고 있다가 12시 1분에 자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 70% 정도는 이 대통령이 일을 잘 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최근 여론조사 기관 모노리서치의 조사결과를 보면 이명박 정부가 ‘매우 못했다’는 응답이 40.6%, ‘대체로 못했다’가 22.6%였다. 반면 ‘매우 잘했다는’ 4.8%에 불과했고 ‘대체로 잘했다’도 22.6%에 그쳤다.

이러한 국민들의 평가와 달리 이 대통령은 자신이 국정 업무를 매우 잘했다는 자화자찬을 계속한다.
국민 70% 이상의 반대를 외면하고 밀어붙인 4대강 사업을 가장 큰 치적으로 자부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대통령 정부는 5년 전 인수위의 ‘어린지’ 파문으로 시작한 뒤 곧이어 ‘고소영 내각’, ‘값싸고 질 좋은 미국 소고기’ 전면 수입결정에 따른 촛불시위 등이 이어졌다. 이후 경부운하 건설이 반대여론에 부딪히자 4대강 사업으로 이름을 바꿔 ‘댐’ 수준의 물막이 시설을 ‘보’라고 불렀다.

여기다 이 대통령이 세계적인 치적으로 꼽는 ‘녹색성장’도 원자력 발전에 의존한다는 사실까지 더하면 개인의 자가당착 수준을 넘어 세계적 블랙코미디로 전락한다. 원자력뿐만 아니라 4대강 사업과 함께 국토종단 자전거 길을 만든다며 강변까지 파헤친 일도 녹색성장에 포함시킨다.

이제 이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이자 한 사람의 서울시민이 돼야 한다. 그가 시민으로서 밤 12시 1분에 자건, 새벽 2시에 자건 개인의 일이기 때문에 뭐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밤늦도록 하는 일이 원자력을 기반으로 한 녹색성장 전파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서울시 에너지 정책은 ‘원자력 발전소 하나 줄이기’를 기둥으로 한다. 이를 위해 신재생 에너지와 대체 에너지 생산 활성화 등 활발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시민으로 돌아가는 이 대통령은 이러한 서울시의 정책에 공감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청와대에서는 “(이 대통령이) 국정운영 경험을 사장시키고 초야에만 묻혀 지내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가 나왔다. 사회적 발언 수위를 높이거나 직접적인 활동에 나설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셈이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가와 사회 발전을 위해 나서겠다는 걸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의 발언이나 행동이 국민 70%가 반대하는 일에 집중될 경우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만 일으킬 수 있다.

그것도 서울 안의 다른 도시로 일컫는 강남 한복판에서 일방의 주장을 되풀이 할 경우 지역 공동체를 만드는데도 큰 걸림돌이 된다.

이 대통령은 퇴임 후 평범한 시민으로서,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마을공동체 복원에 기여하는 서울의 원로로 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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