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를 위한 시민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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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 정 변호사
  • 승인 2013.02.2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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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청문회를 바라보며

이제 머지않아 새로운 정부인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다. 그리고 그 정부를 이끌어나갈 청와대, 내각의 수장들이 결정되고, 인사청문회 등을 거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인사 과정를 바라보고 있는 한 시민으로서 너무 안타깝기 그지없다. 소위 대한민국 내각의 각 부처 수장 정도라면, 적어도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나 완벽하거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반드시 실천했을 것을 바라지는 않더라도 일반 국민에 비하여는 적어도 조금은 나아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런데, 이번에도 각종 비리의혹 등으로 인사청문회가 마치 ‘비리청문회’가 된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더욱이 특정 인맥에 치우친 인사로 연예인의 이름으로 대비되는 순간 필자는 ‘왜 이렇게 밖에 될 수 없을까’라는 한숨이 절로 나온다.

흔히 우리는 인사는 만사라고 한다. 그리고 이를 ‘용인술’이라고도 한다. 훌륭한 지도자 밑에는 그 지도자를 제대로 보필할 줄 아는 장수가 있어야 한다. 용인술과 관련하여 흔히 대비되는 것이 바로 유방과 항우다.

항우는 그 스스로 힘이 세고 늠름하여 무인으로서의 소질을 갖추고 있어서 여러 가지로 유방에 비하여 유리한 입장에 있었으나, 범증이 떠나가는 등 그 지도자를 최고의 지도자로 만들어줄 장수가 없었던 것이다.

반면, 유방은 장량, 한신 등 유능한 신하들의 보좌를 받아 마침내 항우를 대파하고 천하통일을 이루었다. 이 사례에서 보듯이 지도자가 그의 자질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그의 자질을 꽃피워 줄 수 있는 좋은 장수들이 없으면, 천하통일은 커녕,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이러한 예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세종대왕 역시 황희 정승과 같이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신하가 있었기에 지금과 같이 훌륭한 민족적인 업적을 남길 수 있었고, 더 거슬러 올라가서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바로 김춘추와 김유신이 있었던 것이다.

최근 이명박 정부의 공과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러한 구체적인 상황을 떠나 인사문제만을 놓고 본다면, 이명박 정부는 바로 그 정부를 탄생시킨 최측근들의 비리로 얼룩져있다.

한마디로 제대로 된 장수가 없는 데, 그 지도자의 지도력의 결과가 좋았다고 이야기하기에는 무언가 어색하다. 이명박 정부는 공신들끼리 다툼으로 시작하여 공신들끼리의 다툼으로 끝났다.

이명박 정부의 공약과 관련되어 기억하는 것은 오로지 4대강 사업밖에 없고, 이것이 제대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 우리 국민은 아무도 없다.

제대로 된 일꾼이 없는데, 어떻게 제대로된 집을 지을 수 있겠는가?
가끔 필자는 5년 담임의 대통령제가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지만, 요즘과 같은 때라면, 우리나라 역사에 존재하지 말아야 할 제도가 대통령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대통령의 눈치만 보는 일꾼은 더 이상 필요없다. 정말 제대로된 지도자를 만들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제대로된 장수가 필요할 뿐이다.

며칠 전 “대법관 출신이 행정부에서 요직을 맡는 다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 정중히 거절한 것으로 알려진 김능환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그의 부인에 관한 기사를 보았다.

필자 스스로 “왜 우리 사회는 이런 분이 흔치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보며, 스스로가 대답해본다. 그것은 바로 지도자나 그 밑의 장수도 바로 우리 같은 평범한 인간에 불과하기 때문이 아닐까? 권력을 쫓고, 돈을 쫓는다.

요즘 인사청문회가 비리청문회로 변질되는 것을 보면서 머지않아 “지도자는 당연히 비리가 조금 있어야 된다”는 생각으로 왜곡 되어 가는 현실을 보게 될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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