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포털사이트의 명암
2013년, 포털사이트의 명암
  • 송경재 경희대학교 인류사회재건연구원 학술연구교수
  • 승인 2013.03.08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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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생태계에서 꼭 이야기해야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네이버, 다음, 네이트, 구글 등의 포털 업체에 관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정착하지 못하고 비록 2012년 야후코리아가 사업을 철수했지만, 인터넷 생태계의 가장 정점에 서 있는 것이 포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것은 스마트 기기에서의 앱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에서는 1994년 한국통신(KT의 전신)이 인터넷용 코넷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한국의 인터넷 발전은 포털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1997년 9월에 야후코리아가 정보검색과 이메일에서 종합형 포털로 전환한 이래 인터넷 조사 전문기관인 랭키닷컴에 따르면 포털을 지향하는 사이트가 36개에 달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 다음, 네이트로 상징되는 3대 포털의 시장점유율이 80%에 이르고 있을 정도로 집중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이 보급된 지 19년 만에 3200만명의 포털 사용 인구가 상징하듯이 포털은 인터넷의 창구로 불릴 정도가 되었다.

포털의 순기능은 무엇보다도 사용자들이 인터넷을 이용하기 편한 환경으로 만들어 주었다는 것이다. 이메일, 뉴스, 커뮤니티, 블로그, SNS, 금융거래, 전문정보 등의 모든 정보가 한 곳에서 찾을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그리고 한국적인 정서에 맞는 구조나 서비스 등으로 인해 무료로 대용량의 그리고 여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일부 콘텐츠 업계와는 수익을 둘러싼 갈등이 있지만 여전히 정보의 공개창구로서 포털의 전파력이 일정하게 긍정적인 영향력이 있다.

그렇지만 문제점 역시 만만치 않다. 가장 많이 지적되고 있는 것이 과도한 정보 집중으로 인한 건전한 인터넷 생태계가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인터넷 생태계가 각 영역에서 건강성을 유지하면서 발전해야 하는데 포털은 이러한 콘텐츠에서 종의 다양성과 발전을 일정하게 가로막는 측면도 있다.

즉 모든 정보가 포털사이트에만 집중되다 보니 일부 포털에 노출하기 위한 특정한 자극적인 콘텐츠만 생산되기도 한다. 그리고 여러 정보의 검색에 따라서 글을 읽다보니 노출이 되지 않을 경우 사장되는 경우도 있다.

둘째, 정보의 집중으로 인한 의제설정기능이 커진 것은 포털의 미디어로서의 책무도 지켜야 하는데 이를 둘러싼 갈등이 있다. 이 문제는 사실 오래전부터 노정되었던 것인데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다. 미디어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실제 기사를 생산하지 않고 단순한 정보의 매개자이기 때문에 이로 인한 책임성 논란이 있다.

개정된 <신문법>과 <언론중재법> 등에서는 포털의 책임을 명시하고 있지만 그 생산사와의 특수한 관계 등으로 고려할 때 규제나 처벌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포털은 몇 가지 문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네티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가 보급되어도 인터넷은 포털로 접근한다는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y)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즉 익숙한 것을 우리는 쉽게 바꿀 수가 없다. 마치 컴퓨터 자판이 ‘쿼티(qwerty)’로 그대로 유지되고 있듯이 말이다.  그런 맥락에서 접근한다면 포털의 장점만 그리고 부정적인 면만을 부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일부에서는 포털을 비판하면서 몰이해적으로 무조건 포털의 책임론을 주장하는데 그것은 비판을 위한 비판에 다름 아니다.

포털도 기업이기 때문에 이익을 추구할 수도 있고 그것은 어떤 공익적인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포털이 사용자들인 네티즌들에게 얼마만큼의 이익을 주고 있느냐는 고려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포털을 평가하는 가치는 정치적 색깔이나 이익추구 등 지엽적인 것이 아니라 네티즌들에게 얼마나의 이익을 주느냐로 평가의 틀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그랬을 때 포털의 명암은 분명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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