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 제돌이 야생 방류를 위한 시민위원회 위원장(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
최재천 제돌이 야생 방류를 위한 시민위원회 위원장(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3.03.1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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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돌이 방류는 인간과 자연의 공생 계기 될 것”

“제돌이의 방류를 계기로 인간과 자연의 공생의 지혜를 배우는 ‘공생인(호모 심비우스․Homo Symbious)’으로 거듭났으면 합니다.”

최재천 제돌이 야생 방류를 위한 시민위원회 위원장은 작년 3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대공원에 있는 남방큰돌고래인 제돌이를 야생으로 돌려보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흥분과 함께 ‘역사에 이런 일이 있었던가’하고 깜짝 놀랐다.

그리고 그에게 시민위원회 위원장 제의가 왔을 때 쏟아지는 강연에, 강의에 집필로 무척 바쁘지만 기꺼이 승낙했다. 그의 말대로 이런 역사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으로 거기에 참여하는 게 뜻 깊은 일이기 때문이다.

“역사에 이런 적이 있었나요? 정말 좋았습니다. 5000년 역사에 인간이 키우던 야생동물을 다시 야생으로 돌려보낸 적은 찾기 힘듭니다. 우리가 그 일을 하려는 거죠.”

동물원의 동물을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처음 있는 일’

그러나 부담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7억 원 가량의 예산을 들여 ‘잘 있는’ 돌고래를 왜 바다로 돌려보내느냐?, 동물원에서의 돌고래쇼가 교육 효과도 있지 않느냐 등의 반대 여론도 많았고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만큼 논란도 컸다.

그러나 최 위원장은 “물론 7억 원은 무척 큰 돈이지만 반대로 우리가 세금을 들여 야생동물을 고향으로 돌려보내는 일이야 말로 서울시가 선진 도시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처음에 반대도 많았지만 많은 논의와 대화를 거치면서 지금은 제돌이 방류에 대해 대부분 찬성하는 걸 보면 우리 시민의 의식이 그 만큼 성숙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제돌이 방류는 “생물종다양성  보존 및 동물복지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에 100km를 헤엄치는 돌고래를 조그만 탱크 속에 가둬 놓으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한국을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하고 있는 ‘돌고래쇼’는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동물원은 ‘동물보존센터’ 역할로

“돌고래 쇼의 교육적 측면을 얘기하는 사람이 있는데 하루 100km이를 이동하는 돌고래를 가둬놓고 ‘쇼’를 하는 것이 왜 교육적 측면인지 모르겠어요. 돌고래를 보고 싶으면 우리가 찾아가서 보면 되고, 그게 더 교육적일 겁니다. 실제로 호주에서는 바다에서 돌고래들이 찾아오는 ‘돌고래쇼’를 하고 있고 충분히 가능합니다. 제돌이 방류 후 돌고래쇼도 중단되고 기업들도 다시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최 위원장은 역설적으로 동물원은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왜일까? 그는 “유럽에서 처음 시작될 때 동물원은 부를 자랑하는 수단이었지만 인간에 의해 자연 생태계가 많이 망가진 지금은 동물원이 ‘동물보존센터’로서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며 동물원의 새로운 역할을 주문했다.

“제돌이 방류 성공 가능성 높다”

제돌이가 고향인 제주 바다에 성공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최 위원장은 이에 대해 “성공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제돌이의 성공적인 ‘귀향’을 위해 한국의 전문가들이 거의 1년 여 동안 주도면밀하게 ‘제돌이 귀향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제돌이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야생적응 준비를 착실히 해왔다.

그는 “제돌이의 건강 상태는 좋은 편이고 아직 야생성을 갖고 있다. 활어훈련을 했는데 잘 해냈다. 제돌이 방류 성공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사람이 쳐 놓은 그물, 배의 스크류 등이 더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시민위원회는 동물원에 있던 돌고래를 야생으로 돌려 보내는 경우는 사실상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도 되는 것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치밀하게 준비하고 검토하고 데이터와 자료를 남기고 있다. 한국 제돌이의 귀향 프로젝트 과정의 자료를 해외의 돌고래 야생 방류 작업의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래서 현재 다큐 작업과 백서는 물론, 시민과 소통하기 위한 책 발간을 계획하고 있다. 제돌이는 4월 말쯤 제주 바다의 가두리 양식장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한 뒤 6월쯤 ‘귀향’하게 된다.

최 위원장은 제주 바다의 남방큰돌고래는 고립돼 있는 상황이어서 근친 교배에 의해 종다양성이 훼손되고 있다고 지족했다. 현 상태로 가면 2050년에는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며 제돌의의 방류를 계기로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보존에 대한 관심을 더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돌이는 제주 바다에 사는 110여 마리의 남방큰돌고래 친구의 미래를 담보해 주는 영웅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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