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쟁력 1위 런던에 주목하라!
국제경쟁력 1위 런던에 주목하라!
  • 이창현 서울연구원 원장
  • 승인 2013.04.05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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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이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도시로 뽑혔다.
2012년 일본 모리연구소의 국제경쟁력도시지수(Global Power City Index)를 보면 런던이 1위, 그리고 뉴욕, 파리, 동경, 싱가폴로 이어지고, 서울은 6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1년에는 뉴욕이 1위였지만, 2012년에는 런던이 1위로 올랐는데, 이것은 런던이 올림픽을 계기로 숙박시설의 정비나, 해외여행자의 유치 등을 적극 추진해서 나타난 결과이다.국제경쟁력도시지수는 경제, 연구개발, 문화교류, 거주 적합성, 생태·환경, 접근성 등이 반영된 종합지수이다.

런던의 도시경쟁력의 토대는 무엇일까?
런던은 거주적합성 부문에서 세계 20위에 머물고 있고 생태·환경부문에 대한 점수도 세계 10위에 머물고 있다. 런던은 경제부문에서 도쿄, 뉴욕, 베이징에 이어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런던에는 세계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빌딩도 없고, 넓은 길도 없다. 또 런던에는 삼성이나 현대와 같은 대기업도 없다.

그렇다면 런던은 어떻게 세계최고의 경쟁력 있는 도시가 된 것일까? 그것은 바로 다양성이 높은 것에 기인한 문화교류 부문의 점수가 높은 것에 근거한다. 나는 지난 2008년 북경 올림픽의 폐막식에서 다음 개최지로서 런던을 소개하며 나왔던 영국의 2층 버스를 기억한다.

빨간색 2층 버스가 갑자기 무대로 변형되고 그곳에는 영국의 축구스타 베이비드 베컴과, 세계적 가수인 레드 제플린의 지미 페이지가 나와서 런던이 스포츠와 대중음악을 사랑하는 현대 대중문화의 메카임을 알려주었다. 이런 맛보기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런던 올림픽 개막식을 기대했다.

▲ 2012 런던 올림픽 개막을 앞둔 오후 영국 런던 옥스포트 서커스 거리.
영국 런던올림픽 개막식은 영국의 영화감독 대니 보일의 지휘 아래 영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담은 ‘경이로운 영국’을 보여주었다. 세익스피어의 문장으로 시작하여 폴 메카트니의 ‘헤이 쥬드’로 마무리된 개막식은 영국 문화의 힘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그리고 영화 속 주인공인 미스터 빈과 제임스 본드가 등장하고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향이 깔리는 것은 런던의 문화적 매력을 마음껏 뽐내는 계기였다. 19세기 산업화 시대에 런던에는 수많은 공장이 있었고, 그곳에서 세계로 나갈 영국산 제품을 만들어냈다면, 21세기 문화 시대에 런던에는 영국의 역사문화를 바탕으로 한 문화콘텐츠 산업이 세계로 나갈 매력적인 문화상품을 만들어낸다. 나 역시 특별히 영국 상품을 많이 소비하지 않지만, 비틀스를 즐겨 들으며 영국축구를 즐겨본다.

그리고 런던에 있는 대영박물관등의 역사와 미술관등의 문화를 즐기고 싶다. 또 천일의 앤이나 엘리자베스 여왕의 영화를 보면서 런던의 매력에 푹 빠져 들기도 한다. 런던의 역사문화 자산이 갖는 매력이 나를 런던에 가고 싶게 만들고 그곳에서 나온 문화상품을 소비하도록 만들었다.

서울의 경우 국제경쟁력 도시지수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인 6위를 했다. 접근성은 세계 4위, 연구개발은 세계 7위인데, 문화교류는 15위를 했다. 문화교류 부문에서 서울이 갖고 있는 취약점이 나타난 것이다. 런던은 문화교류 부문의 점수가 높아서 세계 1위의 경쟁력 있는 도시가 되었다면, 서울은 문화교류 부문의 점수가 낮아서 경쟁력지수가 낮아진 것이다.

서울이 문화교류 부문의 점수를 높이려면, 국제적 컨벤션을 많이 개최하고, 예술가의 창작환경을 개선해야 하고, 극장, 미술관의 수도 늘려야 하고, 쇼핑, 호텔, 식당의 만족도도 높여야 한다.  이러한 부문의 점수가 좋으려면 무엇보다 먼저 서울은 다양한 문화가 교류하는 소통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다양한 민족과 인종 그리고 종교 등이 섞이고, 문화적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유감없이 발휘되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문화적 개방성과 다양성이 없으면 도시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들지 않는다.

런던의 개방성과 다양성은 외국대학생의 비율에서도 나타난다. 영국 전체로 보았을 때 44만 명의 외국학생이 있고, 런던에만도 12만 명의 외국학생이 있다. 그래서 영국전체로 보면 17%가 외국학생이고, 런던에서만은 26%가 외국학생이다. 특히 예술전문대학의 경우는 40~50%가 외국 학생이다.  이런 다양성의 힘으로 2010년 영국의 창조산업은 32조 달러를 생산해서 지역생산의 16%를 차지하고 있다.  

런던의 사례처럼 사람들이 모여서 그들의 관계 속에서 문화적 창조성 발현되어야 문화도시로서 미래가 있는 것이다.  요즘 창조경제가 모호하다고 말들이 많다.  창조경제를 한마디로 규정하기는 힘들겠지만, 문화적 개방성과 다양성, 표현의 자유와 실험성이 마음껏 보장된 공간으로서 사람들이 모여서 자유롭게 문화를 만들 수 있다면 그곳이 바로 소위 ‘창조경제’의 공간적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런던은 그런 면에서 창조적이고, 서울도 그렇게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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