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서 수학을? 용감한 수학에 대하여
박물관에서 수학을? 용감한 수학에 대하여
  • 이원영 사회적기업 놀이나무 대표
  • 승인 2013.04.18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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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여러 가지 성공신화가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정석’이라고 하는 수학교재인데 얼마나 대단한지 대한민국에는 조부모님, 부모님, 손주 최소 3대가 이 책으로 수학공부를 할 정도다. 왜 그럴까? 수학교육과정이 그만큼 변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수학교육과정이 변하지 않았던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세계 어느 나라에 견주어도 우리나라의 수학교육은 뒤처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손바닥 뒤집듯이 변하는 교육정책 속에서 수학교육만은 그 일관성(?)을 유지해 왔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매년 시행되는 수학성취도 평가에서 항상 세계 1, 2위를 놓치지 않았다. 덕분에 우리나라 아이들은 세계 어느 나라에 가도 수학천재 소리를 들을 정도로 인정을 받곤 하였다. 그런데 그렇게 자부심이 가득했던 수학교육이 2013년부터 완전히 바뀐다고 한다.

이름하여 ‘스토리텔링 수학’, 왜 그럴까? 해답은 성취도 이외 다른 영역의 통계를 보면 알 수 있다. 수학성취도에서는 1,2위인 우리나라가 수학흥미도와 자신감에서는 거의 꼴찌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 아이들은 대학교 진학이후에 서울대를 비롯한 대부분의 대학교에서 수학실력이 세계 최하위!

우리는 지금까지 수학을 실제로 사용해야 할 시기에 소용이 없는 수학교육을 했던 것이다. 그러니 국가가 살려면 이제라도 수학교육을 바꾸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런데 수학교육과정이 바뀐다는 소문에 비해 막상 스토리텔링수학에 대한 정보는 너무 부족하다. 학부모, 학생은 물론이고 교육현장에 있는 교사들에게도 수학선진화 방안의 배경이나 취지, 목적 등에 대한 공감을 하는 과정이 절대 부족했다.

그러다보니 당장 교과서가 바뀐 초등학교 1, 2학년 부모님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따름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교육에는 언제나 정도가 있었다. 매년 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들의 반복되는 인터뷰 “교과서를 중심으로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했어요.”

하지만 지금 교과서를 중심으로 예습과 복습을 하는 학생들은 얼마나 될까? 누가 우리에게 문제집을 반복해서 풀어야 마음이 편해지는 마법을 걸었던 것일까?

원인이야 여러 가지 있겠지만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하다. 지금당장 아이들과 교과서를 중심으로 문제를 풀어보자.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비슷한 유형을 많이 푸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개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이다.

확인 방법은 문제를 푼 아이에게 이렇게 물어보자. “어떻게 풀었어? 정말 대단한데!” 여기서 포인트는 틀린 문제가 아니라 맞은 문제부터 물어보는 것이다. 아이는 자신이 어떻게 풀어서 맞았는지 그 과정을 설명하게 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이 과정을 통해 수학을 잘 한다는 자신감을 갖는다.

그리고 무엇을 잘 한다는 생각이 들면 당연히 그 과목을 좋아하게 된다. 물론, 과정을 설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짧더라도 자신이 푼 문제를 설명할 수 있다면 아이가 ‘개념’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것이 스토리텔링수학의 핵심이고, 수학교육과정이 바뀐 이유이다.

올해부터 아이들은 수학의 소재를 국어, 역사, 미술, 음악에서 가져와 다양한 체험으로 배우는 새로운 수학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수학은 우리 생활과 동떨어져 있는 외계생물체가 아니라 바로 옆에서 숨 쉬는 친구라는 경험을 갖게 하자.

미술관, 역사박물관, 과학관, 화폐박물관 등 다양한 문화공간에서 수학을 발견하게 하자.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수학을 배운 아이들은 수학이 얼마나 필요한 학문인지 저절로 알게 되고,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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