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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는 시간이 쌓여있는 이야기의 지층”
역사지리 관점에서 ‘서울 스토리’ 들려주는 이현군 박사
2013년 07월 08일 (월) 15:20:45 이원배 기자 c21wave@seoul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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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군 박사

농담이지만 절반 정도는 사실로 보이는 말, ‘서울 사람은 서울에 관심이 없고 타 지역 사람이 더 관심이 많더라’는 역사지리학자 이현군 박사(서울대 국토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에게도 해당한다.

경남 합천이 고향인 이현군 박사는 서울, 특히 한성에 관심이 많아 한성과 서울을 연구하고, 답사를 다니며 공부했다. 최근 그 연구의 결과로 ‘서울스토리’(양희경·심승희·이현군·한지은 공저, 청어람미디어)를 출간했다.

‘서울스토리’는 이 박사와 그의 서울대 동문들이 서울을 답사하고 연구한 결과물을 담았다. 서울의 지리적 특성부터 조선 건국 후 한성에서 최근의 서울까지 역사·문화·인문지리학적 관점에서 ‘스토리’를 풀어냈다. 그러면 그는 왜 서울, 한성에 관심을 쏟을까?

“서울은 오래된 도시로 이야기가 많은 도시입니다. 이야기가 많은 서울에 관심이 갔습니다. 서울은 삼국시대 이야기도 있죠. 북한산 비봉은 신라, 몽촌·풍납토성은 백제, 아차산은 고구려, 남경은 고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지요.”

"서울과 한성은 다르다"

이 박사는 그러나 ‘서울’과 ‘한성’은 다른 도시라고 강조했다. 지금의 서울은 옛 한성이 확대돼 예전엔 경기도였던 한강 이남까지 포함한 도시이고 한성은 한강 이북 한양도성을 중심으로한 도시인 것이다. 그는 “현재 서울 속에 옛 한양이 있는 셈”이라고 말한다.

이 박사는 ‘서울스토리’에서 서울의 변화 모습을 역사지리적 관점에서 풀어냈다. 그는 역사지리에 대해 “역사가 인물, 사건 중심이라면 역사지리는 장소 중심이다. 장소와 시간의 변화를 살피면서 그 속에 담긴 이야기의 지층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면서 서울은 그에게 “자연과 멀고, 삭막하고 인정없는 사람들이 사는 도시 이미지에서 참 많은 문화재와 이야기가 있는 도시”로 바뀌었다. 아직도 서울을 ‘빌딩들의 숲’이란 이미지만 갖고 있는 사람에게 이 박사는 인왕산에 올라 볼 것을 권했다.

“인왕산에 올라보면 경복궁, 광화문, 세종로, 종로, 남산, 낙산 등 서울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남산에 올라가면 현재의 서울의 모습을 볼 수 있고요. 특히 야경을 보면 강북과 강남의 확연한 차이를 볼 수 있습니다.”

서울의 변화는 새로운 중심지의 등장과 함께

그는 야경의 차이는 서울의 새로운 중심지의 이동에서 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박사는 “서울의 변화 과정은 영역이 확대되면서 새로운 중심지가 등장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조선시대엔 종로가 중심이었으면 일제 강점기엔 지금의 중구, 현대에 와서는 강남이 새로운 중심지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서울의 역사는 한 측면에선 서울 영역의 확대의 역사이기도 하다. 수백 년 전 한성부에 머물던 서울은 일제강점기, 해방 후 현대를 거치며 영역을 확대해 왔다.

최근엔 교통의 발달로 수도권은 물론, 충청도, 강원도 등지도 ‘1일 생활권’이 되고 있다. 그는 “철도의 확장은 현대판 축지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서울 중심성이 커지면서 지역 특색, 지역의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서울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그이지만 지역의 다양성이 약화되는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이 박사는 서울에 관한 연구에 이어 조선 8도의 중심지였던 마을에 관한 책을 준비 중이다. 예로 강원도는 강릉-원주, 충청도는 충주-청주, 전라도는 전주-나주, 경상도는 경주-상주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그는 이 도시들에 대한 연구와 집필을 계획하고 있다.

이 책이 나오게 되면 그의 또 다른 책이 된다. 그는 ‘옛 지도를 들고 서울을 걷다(2009, 청어람미디어)’와 ‘서울, 성 밖을 나서다(2011년, 청어람미디어)’를 출간한 바 있다.



이원배 기자 c21wave@seoul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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