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도시화와 도시문제
중국의 도시화와 도시문제
  • 이창현 서울연구원 원장
  • 승인 2013.04.2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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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현 원장의 서울 이야기-③
▲이창현 서울연구원 원장

중국의 최고지도부는 ‘도시화’를 새로운 경제성장의 화두로 던지고 있다. 시진핑 총리 체제는 중국의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해법으로 ‘도시화'를 제시하면서 도시화 추진을 ‘현대화 건설의 역사적 임무’, ‘내수확대의 잠재동력’으로 규정하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때 도시화라는 것의 경제적 의미는 수출 의존형 성장전략에서 내수 주도형 성장전략으로 발전방식을 전환시켜야 함을 뜻한다. 예컨대 이제까지 도시의 호적체제에도 오르지 못했던 농민들을 도시로 흡수해 주택 건설 등 수요를 창출하고 소득수준을 개선해 경제 성장을 촉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세계 도시화 전망(World Urbanization Prospects) 2011년 자료에 의하면 중국의 도시화율은 50.6%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은 82.4% 한국은 83.2%이고 일본은 91.3% 싱가포르는 100%의 도시화율을 보이는 데 비하면 중국의 도시화율은 매우 낮은 편으로, 중국의 경제성장률에 비교해 봐도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지난 30년 간 중국의 도시화 수준은 거의 30%p 상승했고, 앞으로도 중국의 도시화율은 해마다 1%p씩 증가하여 2020년에는 61%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연구소에서는 도시화율이 1%p 증가할 때마다 7조 위안의 시장수요가 창출된다는 기대 섞인 분석을 하고 있다.

더불어 도시화에 따라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농민인구가 도시로 유입되면 그들의 생활수준도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에드워드 글레이저(Edward Gleaser)는 그의 책 ‘도시의 승리’에서 도시는 인간이 만들어낸 발명품으로 도시화가 인류의 발전에 기여한다고 주장한다.  도시화를 통해 사람들이 함께 살면서 경쟁을 통한 혁신이 가능하다는 전제이다.

그는 과거부터 교류와 협력이 가능한 개방적 도시가 문명 발전의 기반이라고 하였다. 그런 점에서 중국의 도시화는 중국을 분명 변화시킬 것이다. 이제까지 농업이 주업이었던 낙후된 지역이 도시화를 통해 산업화의 기반을 갖추게 될 것이다.

문제는 중국의 도시화가 경제성장을 위한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다양한 도시문제 또한 동반해서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북경시에서는 대기오염으로 푸른 하늘을 보기 힘들며, 북경 올림픽 이후에 대폭 확장된 도로 사정에도 불구하고 상시적 교통 정체 문제도 심각하여 대중교통의 도입이 이슈가 되고 있다.  아울러 지역 간, 계층 간 소득격차의 문제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미루어볼 때, 중국의 도시화가 초래할 문제에 대한 포괄적 차원의 준비가 필요하다.

단순히 도시의 양적 확장에 대한 준비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운영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준비를 말하는 것이다. 즉, 대기의 질 개선을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며, 지하철 등 대중교통시설의 도입을 추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성장률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도시에서의 빈곤과 실업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 그리고 도시의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혁신적 가치를 만들어 새로운 성장의 계기로 삼으려는 서울의 사례를 공유하면서 아시아의 새로운 도시건설을 위한 노력 또한 기울여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중국의 도시화가 서구적 도시화에 따른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차원의 노력이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북경시가 교통과 환경 등 당면한 도시문제와 관련하여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와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은 반가운 일이다. 이번 서울시장의 북경 방문에서 서울북경통합위원회를 발족한 것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뿐만 아니라 북경시의 싱크탱크인 북경성시규획설계연구원도 서울시의 싱크탱크인 서울연구원에게 교통문제, 환경문제의 해결을 위해 정보교류와 공동연구, 나아가 연구원 교류 요청까지 공동의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바야흐로 이제는 과거와는 달리 도시화에 따른 사회적 문제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도시화의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며, 이 점에서 한국과 중국, 그리고 서울시와 북경시의 공동의 노력이 필수적인 시대가 되었다.

▲1990년부터 도시화를 추진. 논밭이 거대한 마천루 숲으로 변한 중국 상하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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