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형 사회적기업 ‘순항’할까?
서울형 사회적기업 ‘순항’할까?
  • 김성배 기자
  • 승인 2010.05.0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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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95개 업체 선정…담당 공무원 전문화 필요

지난 달 29일, 서울시는 서울형 사회적기업 85곳을 추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서울형 사회적기업은 지난 2월에 선정된 110개를 포함해 총 195개. 서울시는 이에 대한 효과로 6,500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은 정부가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인증제도’를 통해 각종 지원을 받는 공익형 기업을 뜻한다. 반면 ‘서울형 사회적기업’은 사회적기업의 요건을 충족하지는 못하지만 잠재력을 갖춘 예비 사회적기업 중 서울시에 의해 지원대상으로 선정된 기업.

서울시는 서울형 사회적기업에 최장 2년간 3억원까지 재정 지원 및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해당 기업 평균 10명의 직원에 대해 1인당 93만 2,000원의 임금을 지원하며 기업이 채용한 전문가 1인에 대해서는 직원 임금과 별도로 150만원을 추가 보조한다는 것. 또한 법률 및 홍보, 회계, 마케팅 경영 등의 전문 컨설턴트 116명이 3인 1조로 1개 기업을 전담하는 컨설팅을 최대 2년까지 무료로 제공할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오세훈 현 서울시장은 지난 2월, 2012년까지 1,000여개의 서울형 사회적기업을 육성해 2만 8,0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국민소득 2만 달러 내외의 국가를 기준으로 사회 서비스의 일자리 비중은 20% 내외인데 반해 국내 서비스 일자리 비중은 13%밖에 되지 않으므로 향후 서비스 분야에서 사회적 기업이 나오게끔 지원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서울형 사회적기업, 사회 및 복지, 문화 분야 비율 높아

서울시에서는 서울형 사회적기업의 장점으로 임시적인 공공부문 일자리사업을 복지정책과 연계해 지속 가능한 새로운 개념의 신고용 정책으로 전환한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고용과 복지를 연계한 정책으로 경제적 취약 계층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상대적으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업체들을 지원해 우수 사회적 기업으로 육성할 수 있다는 것.

지난 2월 선정된 제1차 서울형 사회적기업은 총 284개의 지원 기업 중 2.6대 1의 경쟁률을 뚫은 110개 업체. 선정 기업 중에는 순수 100% 우리 쌀로 만든 과자와 빵을 판매하는 ‘주식회사 좋은세상 베이커리’와 유기농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시민단체 ‘너머서’, 폐 가전제품 재활용 사업으로 취약 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에코시티 서울’, 아파트단지 내 택배 배송 및 집하 업무를 기반으로 60세 이상의 고령자 등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강서시니어 아파트 택배사업’ 등이 있다.

또, 지난 달 29일 서울형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된 업체로는 가수 강원래 씨가 대표인 장애예술인 공연단 ‘클론 엔터테인먼트’와 취약 계층 여성들을 강사로 양성해 청소년 방과 후 학습지도를 하는 ‘(사)대한어머니회’, ‘전문직 노인인력을 양성해 시니어 사업개발 및 이벤트 소품을 판매하는 ‘뉴시니어라이프’ 등.

▲ 제2차 서울형 사회적기업 분야별 지정 현황. ⓒ서울시

담당 공무원 전문화 및 선정 업체 지속적 지원 필요

현재까지 서울형 사회적기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업체들의 열의는 높은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는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는 데다가 정부가 재정적, 인프라적 지원을 약속한 만큼 향후 사업 지속에 긍정적인 측면이 많기 때문. 또, 일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어온 노인이나 장애인, 새터민 등도 보다 특화된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5년 설립되어 성평등 운동, 평화문화 프로그램, 십대 자립 지원 활동, 미디어네트워크 활동을 역점으로 두고 있는 ‘너머서’는 지난 2월 제1차 서울형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됐다. 당시 ‘너머서’는 ‘유기농 반찬가게’ 아이템으로 호평을 받았고 지난 3월, 독립문 인근에 1호점을 오픈했다.

‘너머서’의 김종남 대표는 “자영업 경험이 별반 없는 시민단체장으로서 유기농 반찬가게를 연 것은 반찬가게가 주민 사랑방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라면서 “중국산 재료를 쓰는 반찬 가게보다 3~4배, 일반 국산 재료를 쓰는 반찬가게보다 1.5배 비싼 유기농 반찬을 팔지만 주민 반응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자본이나 인력이 부족한 영세업체에게 서울형 사회적기업 제도는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현재까지는 서울시에서 약속한 인력 급여 지원이나 컨설팅 제공이 계획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하지만 아직 생소한 정책이다 보니 서울형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된 후 담당 공무원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못했던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밝혔다. 당시 김 대표는 해당 정책을 오히려 담당 공무원에게 설명해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는 것.

서울시는 제3차 서울형 사회적기업이 5월 중에 모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서울형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는 업체들이 아직 영세한 만큼 양적 팽창보다는 담당 공무원 전문화와 기존 선정 업체들에 대한 세세한 지원 지침이 우선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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