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적인 결혼식
감동적인 결혼식
  • 송송이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혼인강좌 강사
  • 승인 2013.05.02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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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새로운 가정이 탄생하는 감동적인 결혼식에 다녀왔다. 대부분의 결혼식과는 달리, 주례 없이 신랑과 신부가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며 하객들을 배려하며 준비한 결혼식은 참으로 정성스러웠다.

신랑과 신부가 스스로 상대에게 이런 배우자가 되겠다는 결심을 담은 동영상도 보고, 신부 아버지의 성혼선언문 낭독과 신랑 어머니의 덕담도 이어졌다. 부모님들이 직접 앞에서 이야기를 하시니 마음이 더욱 짠했다.

그리고 결혼 10년차인 우리 부부는 감히 여러 어르신들 앞에서 축복의 말씀을 해야 했다. 우리 부부가 8년 간 진행해 왔던 예비부부를 위한 강의를 듣고 찾아와 부탁했기에, 우리는 이 새로운 부부가 진지하게 결혼을 준비하는 것이 반갑고 놀라워 흔쾌히 함께 하기로 했다.

새로운 가정의 탄생을 그저 평범한 한 부부로서 축복해 줄 수 있었다는 것이 참으로 영광스럽고 감사했다.

우리가 서로 만나게 된 데에는, 우리가 다 알지 못하지만 아름다운 황금실이 이어져 수를 놓아야 할 어떤 그림이 있으리라. 순수하고 맑고 진실한 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이 영원히 계속되기를 빌며 온 마음을 다해 준비한 이야기를 남편과 함께 읽어 나갔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객석에 앉아 기다려준 아이들이 감사했다.

결혼식 중의 가장 감동적인 부분은 축복의 말씀 후에 이어진 감사장 수여식이었다. 신랑 신부가 양가 부모님께 '높으신 은혜상'을 마련하여 본인들의 사진과 함께 부모님께 깊은 감사의 뜻을 담은 글을 써서 접이식 액자를 감사패로 만들어 드렸다.

본인들이 직접 읽으면 울컥할 것 같다고 우리에게 그 감사장 낭독을 부탁했는데, 우리 역시 울지 않고 읽은 것이 다행이었다. 문득,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이라는 시의 한 구절이 마음에 떠올랐다.

“부모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알고 또한 그들이 내게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이미 그것을 깊이 느낀 이 젊은 부부는 그것을 부모님께 구체적으로 표현했으니, 참으로 감사하고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아이들을 사랑스럽게 보고 키워내고 있듯이, 부모님 역시 그러셨을 것이라는 것을, 실수와 고민과 걱정 속에서도 최선의 삶을 살아내셨다는 것을 더욱 절감하게 된다.

그래도 살아계시니, 구체적인 감사의 표현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은 것 같다! 더 늦기 전에, 표현할 수 있을 때에 표현해야겠다.

내게 이런 깨달음을 준 새 신랑 신부의 아름다운 마음씨가 참으로 반갑고 고마웠다. 이들에게 세워진 뜻이, 이들 부모님께 세워진 뜻이 온전히 그대로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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