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 뚜벅뚜벅 걸어가는 동안 문득 단어 하나가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남다르다.”
많은 순간 우리는 남다른 것을 간절히 원하고 부러워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남다른 것을 힘들고 불안해 하거나 불편해 하며 남과 같아지려고 한다.
남들보다 뒤쳐지지 않아야 하며, 다른 이가 소유한 것을 나도 가져야 하고, 남들처럼 교육을 받고 누구처럼 예뻐지고 싶어하며, 사람들 사이에 섞여 튀지 않게 행동하려는 경향도 있다.
그런 면에서 모든 사람은 참으로 다르지만, 또 모두 같다. 남다른 것을 이상하게 보거나 부족하다고 볼 것도 없고, 반대로 부러워하거나 시기하며 똑같은 것을 가지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누군가는 돈을 더 많이 벌 수도 있고, 누군가는 달리기를 더 빨리 할 수도 있다. 누군가는 타고난 감각으로 요리를 잘 하고, 누군가는 섬세하고 예민한 청각으로 아름다운 음악을 만든다.
자기 스스로를 포함하여 각기 다른 그 독특하고도 고유한 존재를 온전히 있는 그대로 사랑스럽고 소중하게 바라보고 서로를 귀하게 여기고 대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모든 존재를 평화롭게 대하며 내가 누리거나 소유하고 있는 것들을 상대방에게 강요하지 않고,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모두가 존중 받는 느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기를 참으로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것을 그날 아침 불현듯 알아차렸다.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에서 그렇게 살아간다면, 망망대해에 작은 돌 하나를 던지는 것 같은 막막한 느낌이지만 분명히 같은 마음으로 살고 있는 이들을 만나게 되리라. 생각해보니 정말로 그런 이들을 알게 되고, 만나고 있다. 내가 각기 따로 알고 지내는 이들이 이미 서로 알고 있는 사이라는 것을 발견할 때, 그래서 더 반갑다.
같은 마음으로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살아가는 누군가가 없다면, 그런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면, 그는 얼마나 외롭고 쓸쓸할까… 그래서 우리에겐 ‘가족’이 있지만, 가족들뿐 아니라 같은 지향과 같은 삶의 태도를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이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 지!
문득 그 감사함을 구체적으로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떠오른 한 사람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보냈다. 당신이 살아있어서, 지금껏 여러 어려움을 헤쳐가며 살고 존재해주어서 참으로 감사하다고.
누군가에게 마음을 내어 줄 때, 보상을 바라지 않고 그저 내가 받은 선물을 기쁘게 나누면 내 마음 속 깊이 더 큰 기쁨이 솟아남을 느낀다.
때때로 우리가 들인 시간이나 돈을 생각하며 계산적으로 관계를 맺을 때엔 더 이상의 깨달음도 선물도 생기지 않지만, 지불한 사실을 잊어 버리고 온전히 내어주며 존재하고자 한다면 더 많은 선물이 함께 하는 사람들 사이에 넘치게 된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모두 남다르게 만들어진 지구상의 이 소중한 존재들이 서로의 사랑을 믿고 아낌없이 내어주며 살아간다면, 세상의 많은 아픔은 눈 녹듯 사라질 것이다. 감사하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