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근대식 하수관거 문화재 지정 추진
서울시, 근대식 하수관거 문화재 지정 추진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3.05.22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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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기술사에 중요한 의미"
▲ 서울광장 하수관거[사진=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작년 9월에 을지로입구역 주변에서 발견한 근대식 적벽돌 하수관거 외 1900년 전후의 근대배수로 2곳을 추가로 발견해 문화재 지정을 추진한다. 이 하수관거가 문화재로 지정되면 국내 최초로 하수도 시설물이 문화재로 지정되는 것이다.

시는 작년 9월 근대식 적벽돌 하수관거가 발견됨에 따라 추가 조사를 실시해 덕수궁 내와 서울광장 아래에서 역사적 가치가 있는 배수로를 발견하고 그 중 서울광장과 남대문로 하수관로 2곳에 대해 문화재 지정을 추진한다고 22일(수) 밝혔다. 덕수궁 내 배수로는 이미 국가 사적으로 지정된 지역으로 제외된다.

시가 발견한 하수관거 3곳은 ▴1910년 전후 만들어진 서울광장 밑 근대 적벽돌 하수관거(227m) ▴1910년 전후 만들어진 남대문로 밑 근대 적벽돌 하수관거(601.3m) ▴조선말기 만들어진 덕수궁 내 석축식 하수관거(290m)로 3곳 모두 현재까지 그 일대의 빗물과 생활하수를 처리하는 물길로 사용하고 있다.

시는 이들 하수관거가 서울을 도읍으로 한 조선 개국 이래 수백 년에 걸친 하수체계와 물길을 근간으로 근대적 기술을 도입해 재구축했다는 점, 국내의 다른 곳에서는 유례를 찾기 어렵다는 희소성, 숨겨져 있던 근대 하수도 기술이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져 한국 토목기술사에 중요한 의미를 준다는 점 등의 문화재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근대 적벽돌 하수관거’를 서울시 기념물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 이들 하수관거는 국가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는 광통교지, 수표교지 등의 유적이 있는 청계천의 지류로서 청계천의 역사와 연계해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시는 하수관거 문화재지정과 더불어 시민에게 근대 하수관거를 공개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는 시민청 등에 모형을 전시하거나 가이드와 함께 탐방하는 방안 등을 모색 중이다. 중랑물재생센터에 하수도박물관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1910년 전후에 설치된 서울광장 근대 적벽돌 하수관거는 서울광장 남서쪽 모서리에서 시작하여 시청의 정면 가운데로 흐르며 청계천으로 합류한다. 간선은 직경 1.81m, 1.92m, 2개의 지선은 1.46m, 0.93m, 주재료는 적벽돌이다.

남대문로 근대 적벽돌 하수관거는 1910년 전후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보이며 을지로입구 사거리에서 한국은행 앞까지 약 554m에 걸쳐 이어져 있다. 하류구간 길이 144m, 내경 1.46m, 상류구간 길이 11.5m, 내경 1.37m이다.

이와 함께 조선시대 소광통교 위치의 길이 27.3m, 폭 6m의 석축과 삼각동 방향으로 폭 400mm, 높이 835mm, 길이 20m의 벽돌 배수로가 조사되었다.

조선시대 말기에 설치된 덕수궁 내 석축식 하수관거는 덕수궁의 남쪽 영역에 있으며 지면에서 평균 0.68m 하부에 위치하며 길이 290m, 크기 1.9~2.2×1.1~1.7m, 3~4단의 화강석 석축(장대석 등 석재)로 만들어졌다.

김병하 서울시 도시안전실장은 “이번 근대 적벽돌 하수관거의 발견과 문화재 지정은 국내 최초로 지하시설물이 문화재로 지정되는 것으로 역사적 가치가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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