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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쓰레기처리 열쇠 쥔 이강평 대표
음식물쓰레기, 폐수슬러지도 폐유로 튀겨 고효율 고체연료로
2013년 07월 19일 (금) 10:09:17 이인우 기자 rain9090@seoul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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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쓰레기 처리를 두고 서울시와 25개 자치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민간 음식물쓰레기 처리업체들은 처리비용 인상을 요구하며 자치구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일부 자치구는 음식물쓰레기 처리비용 인상을 받아들일 경우 9월이면 올해 관련 예산을 모두 소진할 위기를 맞고 있다.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한다 해도 폐수 발생과 처리 후 재활용 문제가 발목을 잡는다. 서울시와 자치구, 시민들에게 음식물쓰레기는 눈에 적게 보일수록 좋은 폐기물일 뿐이다. 하지만 이강평 에코테크엔지니어링 대표에게 음식물쓰레기는 폐기물이 아니라 모양이 바뀐 자원이다.

초·중등 과학 수준의 에너지 법칙

이 대표는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에너지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는 법칙을 보면 지구상의 에너지는 형태와 위치만 바뀔 뿐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고 했다. 때문에 그는 폐기물이라는 말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폐기물이 아니라 모습과 성질이 바뀐 또 하나의 자원이란 얘기다. 이는 이 대표가 이끄는 에코테크엔지니어링의 기업철학이다.

이 대표는 “모든 에너지는 인간이 자연에서 얻어와 형태만 바꾸는 것”이라며 “달라진 에너지를 다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0년 전기분해로 고농도 난분해성 폐수와 하수처리장 슬러지를 처리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설립한 에코테크엔지니어링은 최근 음식물쓰레기를 에너지로 바꾸는 사업을 개척 중이다.

기술적인 문제는 이미 검증까지 받았고 이론적 토대도 완벽하게 갖춘 상태다. 단지 이를 활용할 지방정부의 의사결정 여부만 남아 있다.

에코테크엔지니어링의 음식물쓰레기 처리는 쉽게 말해 탕수육을 튀기는 것과 같다. 능숙한 요리사는 탕수육을 두 번 튀긴다. 첫 번 째 튀길 때 젖은 반죽은 순식간에 큰 소리를 내며 수분을 방출한다. 기름 온도도 뚝 떨어진다. 요리사는 한 번 튀겨진 반죽을 건져낸 뒤 기름 온도가 올라가면 다시 한 번 튀긴다.

탕수육은 이 과정을 거치면서 반죽의 수분을 모두 뱉아내고 바삭하면서 부드러운 질감을 갖게 된다. 물론 에코테크엔지니어링에서 음식물쓰레기 등을 두 번 튀기지는 않는다. 대신 낮은 온도에서 서서히 튀겨낸다.

이 대표는 “기름온도를 150도 이하의 저온으로 유지하며 튀길 때 더욱 많은 수분이 빠져나가게 된다”며 “이같은 공정을 거치면서 음식물쓰레기의 에너지 전환효율은 더 높아져 중질의 석탄과 같은 연소성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중질 석탄 수준 고효율 고체에너지 수확

음식물쓰레기를 튀겨내 새로운 고체연료를 만든다는 얘기다. 여기다 튀김 작업의 용매인 기름은 온갖 폐유를 다 써도 된다. 실제로 에코테크엔지니어링은 남양주의 시범 설비 가동에 폐식용유를 비롯해 모든 공업용 폐유를 사용한다. 이런 기름에 튀겨낸 음식물쓰레기와 농축산 부산물, 하수 슬러지, 공업용수 슬러지는 다시 고체 연료가 된다.

이 대표는 “어떤 문제를 완전히 원래의 상태로 돌려놓을 수는 없지만 거의 유사한 모습으로 바꿀 수는 있다”며 “이러한 발상과 해결 방법의 전환이 현대 사회에 가장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전환의 논리 끝에 처리하지 못하는 폐기물로 낙인 찍힌 폐유로 온갖 유기성 쓰레기를 태워 또다른 에너지를 만들게 됐다.

이 대표는 열 에너지는 ‘전도’와 ‘대류’, ‘복사’ 등 3가지 방법으로 변한다는 중학교 과학 교재 내용을 상기시켰다. 그는 “지금까지 쓰레기 처리 방법은 이 3가지 중 대류에만 머물러 있었다”며 “하지만 악취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고 이를 없애기 위해 또다른 에너지를 낭비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폐 정유를 정화해 바이오 디젤을 만드는 것도 비용 대비 효과 면에서 볼때는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환경부의 유기물 쓰레기 처리 방법도 퇴비화나 사료화, 가스화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 대표는 이같은 방안에 대해 모두 정답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그는 “모든 책임은 환경부에 있다”며 “폐기물 처리 관련법도 위와 같은 3가지 틀에 맞추도록 하는 바람에 신기술을 활용할 수 없도록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에코테크엔지니어링의 저온 튀김을 통한 유기물의 에너지화도 고형연료이기 때문에 법적인 인정을 받을 수 없고 벤처기업에게 꼭 필요한 지원도 불가능하다.

도입하면 연간 경제효과 1900억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올해부터 시행해야 할 런던협약에 따른 음폐수(음식물쓰레기에서 나오는 폐수) 처리 문제에 부딪혀 있다. 서울시와 25개 자치구도 마찬가지다. 런던협약은 폐기물의 해양투기에 따른 해양오염을 막기 위한 국제협약이다.

우리나라는 1992년 12월에 가입했고 지난해 하수오니와 가축분뇨에 이어 올해부터 음폐수의 해양투기를 못하게 됐다. 내년부터는 산업폐수와 폐수오니의 해양 배출도 금지된다. 이 대표는 “폐기물은 발생지에서 완전히 처리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의 각 자치구는 자치구대로, 서울시는 시 대로 서울 안에서 처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이 대표의 얘기는 거주지에서 최대한 가까운 곳의 음식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는 ‘푸드 마일리지’를 떠올리게 한다. 음식물뿐만 아니라 하수오니, 폐수오니도 마찬가지다.

이 대표는 유기성 폐자원을 연료화하는 기술을 2011년 일본 효고현의 장인들로부터 입수했다. 기술밖에 모르던 일본 관계자들은 자금압박에 시달렸고 이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여 원천기술과 라이센스까지 양도 했다. 이 대표는 여기에 국내 석학들을 동원, 이론적 토대까지 입혀 완전한 기술을 획득했다.

에코테크엔지니어링은 남양주에 40피트 짜리 콘테이너 크기의 장비를 가동하고 있다. 이 장비 하나로 4000가구 분의 음식물쓰레기를 완벽하게 처리한다. 서울시에서 이러한 장비를 도입하면 음식물쓰레기와 하수 슬러지 처리로 연간 150억여 원의 연료 판매 수익 등 1900억 원의 경제효과를 얻는다고 한다. 현재 서울시는 연간 2100억여 원을 이들 쓰레기처리비용으로 쓰고 있다.

4000가구 분의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5톤짜리 장비를 설치하는 데는 75.6㎡의 부지와 톤당 1억여 원이 들어간다. 이 대표는 “주위에서 법적 토대도 갖춰지지 않은 일을 왜 하냐는 걱정도 많이 한다”면서도 “그래도 세상은 순리대로 간다는 믿음이 있어 편하다”며 활짝 웃었다.




 



이인우 기자 rain9090@seoul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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