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은 나만의 것이 아니다
내 인생은 나만의 것이 아니다
  • 송송이(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혼인강좌 강사)
  • 승인 2013.07.19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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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 삶에서 같은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가는 한 사람과 함께 점심을 먹고 서로의 마음을 안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각자 하고 있는 일들이 정말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과 배치되는 것은 아닌지, 그도 나도 고민하고 있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이순간 하는 모든 것들이 미래에 우리가 정말로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꿈을 실현하기 위해 분명히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고 나누며 우리 사이에는 희망의 꽃이 피어나는 듯했다. 뿌듯한 얼굴로 그는 내게 말했다.

"당신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내 인생은 나만의 것이 아니다' 라는 것을 느끼게 되어요. 실제로 당신이 그렇게 살고 있다는 것을 보기 때문에 더 그런 생각이 드나 봐요"

이렇게 마음 속을 깊이 표현해내다니, 최근 들은 말 중에 가장 전율이 느껴지는 말인 것 같았다. 그의 말을 다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내 인생은 나뿐만 아니라 나를 만든 누군가의 것이기도 하며, 나와 연결되어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과 함께 나누어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뜻이리라. 그렇기에 내가 지금 겪고 있는 모든 일들이 때로는 억울하고 부당하고 괴롭고 귀찮고 힘들다고 하더라도, 희망을 가지고 매 순간 기쁘게 일어나기를 선택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내 삶은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그 누군가의 것이기도 하니 말이다.

모든 사람 안에는 빛나는 보물이 있다. 그것은 분명히 그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들까지도 함께 행복하게 하기 위해 선물로 받은 것이리라. 각자가 그것을 깨닫고 기쁨과 희망을 가지고 갈고 닦으며 살아가는 순간, 얼마나 이 세상은 찬란할까? 이미 그렇게 살아낸 많은 이들이 스쳐 지나간다.

팔과 다리가 없이 태어난 닉 부이치치도, 세계 유일의 시청각 장애인 사제인 키릴 악셀로드 신부도, 도대체 왜 이 세상에 태어났는지 모르겠다고 하늘에 의문을 던지며 괴로워했던 적이 있다고 한다. 그들이 장애를 극복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며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보면, 그들의 삶은 그들만의 것이 아니었음을 확연히 보게 된다. 그들은 그들의 삶을 보고 감동을 받아 눈물 흘리는 나를 위해서도 그런 삶을 꾸역 꾸역 살아낸 것이었다!

어제는 우리 집 앞 지하철역을 지나치다가 내 생각이 나서 문자를 보냈다고 하는 한 후배가 직장생활이 참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면서 정말 보고 싶다고 했다. 나는 힘들어하는 그의 마음을 안아주고 싶어 이렇게 문자를 보냈다.

“힘내요. 당신의 삶은 당신만의 것이 아니에요.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어요. 사랑해요”

그는 눈물과 함께 답했다. “오늘 하루 종일 뛰어다니고 불평불만에 좀 전까지 짜증만 듣다가 지친 마음이 이 문자로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아요. 목소리 안 들어도 마음에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사랑한다는 말도 큰 위로가 되어요! 오랜만에 듣는 행복한 말! 감사해요, 사랑해요!”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삶을 꾸역꾸역 힘차게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기억하고 마음을 주고 받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다시 삶을 살아갈 힘을 얻게 되는 것 같다. 더 이상 나만의 것이 아닌 삶을…!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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